6500선 이상이면 대부분 이익...한투證 6800~8000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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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 외경 (사진=CWN DB) |
10일 투자시장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에도 장이 열린 홍콩증시에서 홍콩H지수(HSCEI)는 10% 넘게 상승했다.
H지수는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 중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많은 50개 우량 기업 시가총액을 바탕으로 한 지수다.
아시아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되는 중국의 우량기업으로 구성된 만큼 비교적 투자 리스크가 작다고 여겨지면서 지난 2021년 국내에서는 H지수와 연계된 ELS(Equity Linked Securities, 주가연계증권) 상품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졌고 이에 대한 판매도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홍콩 증시 상황이 나빠졌고, 올해 초 홍콩 증시가 25% 가깝게 폭락하며 투자자들은 수조원 대의 손실을 볼 상황에 부닥쳤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고위험 상품 판매 과정에서 나타난 일련의 문제점 등을 바탕으로 은행 등 H지수 ELS 상품 판매사에 지난 3월 자율 배상을 권고했고, 이후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투자 손실 배상비율을 30~65% 수준으로 결정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부터 홍콩H지수가 본격적으로 반등하면서 은행마다 손실액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지난달 만기가 도래한 5대 은행 판매 H지수 ELS 상품의 손실 규모는 930억원대로 알려졌다. 9월 만기 도래액이 1조1374억원인걸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한 셈이다.
특히 9월 중순 이후부터는 대부분 은행이 수익 전환한 점도 은행은 물론 투자자로서는 반가운 상황이다.
이처럼 홍콩증시가 상승 전환한 배경은 지난달 25일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은행 지급준비율을 낮추고, 다음 날인 26일 1년 만기 MLF(중기유동성지원창구) 금리 인하 등 유동성 공급을 위한 부양책에 힘을 줬기 때문이다.
이에 홍콩 H지수는 지난달 24일 6714.47로 전장(6389.08)보다 5.09% 오른 뒤, 같은 달 30일 7500선을 웃돈 뒤 지난 7일 8330.85까지 급등했다.
한 달여 전인 9월5일(6105.54)와 비교하면 무려 2225.31(36.4%)이나 수직 상승한 셈이다.
8일 7483.67로 전장8330.85보다 847.18(10.17%), 9일 7365.59로 118.08(-1.58%)로 연 이틀 하락했지만, 이날 오전 10시38분(한국시간) 기준 7546.04로 전장보다 180.45(2.45%) 다시 상승하고 있다.
국내 은행의 H지수 연계 ELS 판매 상품은 대부분 6500 이상 지수가 유지될 경우 손실은 피할 수 있는 만큼 은행마다 4분기에도 현재와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가라앉은 경기 부양을 위해 내년 배정 예산 중 1000억위안(19조원)을 조기 투입하는 정책을 내놓고, 올해 목표로 제시된 경제성장률 5% 안팎 달성에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 세계은행은 전날인 중국의 대규모 부양책을 바탕으로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월(4.5%)보다 0.3%포인트(p) 올려 4.8%로 수정 상향했다.
비록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4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H지수 ELS 사태 여파는 올해로 마무리되는 만큼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심스러운 전망이지만, 이미 H지수 ELS 상품과 관련해 상당수 투자자는 수익 전환한 상황이고, 연말까지 변동성을 고려하더라도 기준(6500) 밑으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날 보고서를 통해 "9월24일부터 급등하던 중화권 증시가 국경절 연휴 직후 기술적 조정을 받기 시작한 것은 정책 기대감 하나만으로는 증시 상승세가 무한히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이라면서도 "이전보다 높아진 정책기대감과 이익 추정치 개선을 반영해 홍콩H지수 밴드는 전월 5900~6430에서 6800~8000으로 조정한다"고 밝혀, 홍콩H지수 ELS 사태 종료에 힘을 보탰다.
한편,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기준 홍콩H지수 ELS 관련 만기손실 확정으로 자율 배상에 동의한 투자자는 은행을 포함한 판매사로부터 손실금액의 평균 31.6%를 자율배상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 확정 계좌 17만건 중 81.9%인 13만9000건에 대해 투자자가 배상에 동의했고, 손실 확정 계좌 원금은 10조4000억원, 손실금액은 4조6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CWN 배태호 기자
bth@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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