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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전장사업 히든 카드는 'MLCC'

소미연 기자 / 기사승인 : 2024-05-19 12: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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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부품사로 체질 개선 가속…MLCC 원재료 내재화로 경쟁력 강화
전장 MLCC 시장 2028년 9.5조 성장 기대…올해 매출 1조 달성 목표
▲삼성전기 MLCC로 장식한 자동차 모형. 사진=삼성전기

[CWN 소미연 기자] 삼성전기의 체질 개선은 '미래(Mi-RAE) 프로젝트'로 추진된다. 전장(Mobility industry), 로봇(Robot), 인공지능(AI)·서버(Server), 에너지(Energy)를 신사업 키워드로 삼았다. 이 중 빠른 속도를 보이는 분야는 전장이다. 그간 전기차·자율주행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력을 키워왔다.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와 컴포넌트사업부가 각각 전장용 카메라모듈,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의 고성능 제품 개발로 파이를 넓혀온 것이다. 특히 MLCC는 미래 산업 전환의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삼성전기의 핵심 사업이다.

MLCC는 반도체와 함께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전기를 보관했다가 일정량을 내보내는 '댐' 역할을 하면서, 부품 간 전자파 간섭현상을 막아준다. 따라서 IC(직접회로)가 사용되는 모든 전자기기에는 MLCC가 필요하다. 최신 스마트폰에는 1000여개, 디지털TV 3000개, AI서버 2만개, 전기차 3만개가 탑재된다. 0.3㎜의 얇은 두께로 전자부품 중 가장 작은 크기이지만 내부는 500~600층의 유전체와 전극이 겹쳐 있는 첨단 제품이다. 300ml짜리 와인잔을 채우면 수 억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고부가 부품이다.

▲김위헌 삼성전기 컴포넌트사업부 상무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개최한 MLCC 관련 세미나 강사로 나서 "IT용과 전장용 MLCC 기술을 융합하는 게 차세대 제품 개발 방향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사진=소미연 기자
삼성전기가 MLCC를 개발·생산한 것은 1988년부터다. 이후 IT용 MLCC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전장용 MLCC 생산은 2016년부터 시작했다. 회사 측은 "기존 IT 영역을 확대하며 핵심 기술을 개발 중이다. IT 영역에서 확보한 기술력과 전장 기술력을 융합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기는 소재·공정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2020년 자동차 파워트레인용 3종 및 제동장치에 들어가는 MLCC 2종 개발 △2021년 ADAS용 MLCC 2종 개발 △2022년 자동차 파워트레인용 MLCC 13종 확대 △2024년 16V급 세계 최고 용량 ADAS용 MLCC 2종, 1000V 고압을 견디는 전기차용 MLCC 등을 선보였다.

삼성전기가 개발 핵심으로 꼽은 것은 안정성이다. 전장용 MLCC는 IT용 MLCC와 역할이 비슷하지만, 사람의 생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내구성을 필요로 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 고사양 전장용 MLCC의 경우 고온(150℃ 이상) 및 저온(영하 55℃)의 환경, 휨 강도 등 충격이 전달되는 상황, 높은 습도(습도 85%)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높은 기술적 난이도에 개발 기간도 IT용 대비 약 3배 길게 소요된다. 그만큼 가격도 3배 이상 비싸다.

삼성전기의 강점은 세라믹 원재료 기술이다. 세라믹 재료에 첨가하는 물질과 그 용량에 따라 MLCC의 특성이 좌우되는데, 이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특히 부산사업장에 개발·생산 전용 라인을 보유해 원재료 내재화 및 안정적 공급망을 형성한 상태다. 국내 사업장(수원·부산)은 연구개발 및 신기종과 원료 생산을 위주로 운영하고, 중국 텐진과 필리핀 생산법인은 대량 양산기지로 운용하고 있다. 텐진 신공장의 경우 단일 공장 업계 최대 규모로 축구장 37개를 합친 것과 같다.

▲MLCC가 담긴 모래시계. 크기가 작으면서 저장하는 전기의 용량을 크게 만드는 것이 MLCC 기술의 경쟁력이다. 사진=소미연 기자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이 목표다. 2025년까지 전장 매출 목표로 제시한 2조원에서 절반을 차지한다. 사실상 전장 사업의 성패가 MLCC에 달렸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3월에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삼성전기가 과거에는 모바일·IT 위주 회사였지만, 앞으로는 전장 부품이 회사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고 포션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전장 부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올해 15%, 내년 20% 가까이 올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장용 MLCC 수요에 대한 기대는 높다. 캐즘에 빠진 전기차 성장률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고성장이 예상되는데다 하이브리드 차량이 성장 추세라 전망이 밝다. 하이브리드 차량도 내연기관 대비 MLCC 소요원수가 최대 2배 수준이다. 이와 함께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의 보급률도 지속 증가하면서, 올해는 Lv.2이상 적용 비율이 40%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전장용 MLCC 시장은 2023년 4조원에서 2028년 9조5000억원 규모로 급성장이 점쳐진다.

삼성전기는 차세대 시장도 동시 공략한다. 항공우주 분야로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개최한 MLCC 관련 세미나 강사로 나선 김위헌 컴포넌트사업부 상무는 "전장보다 조건이 훨씬 더 까다롭다"면서 "구체적인 고객사명을 밝힐 순 없지만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다가올 메가트렌드 시장인 AI용 서버, 공장자동화(Factory Automation)용 로봇 등 산업용 제품 시장에서도 전장용 고신뢰성 기술과 IT용 초고용량 기술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공략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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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연 기자
소미연 기자 / 산업1부 차장 재계/전자전기/디스플레이/반도체/배터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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