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부실화 지속...신용대출 조이기로 수요 급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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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사들의 상반기 대손상각비가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사진 = 뉴시스 |
[CWN 권이민수 기자] 카드사들의 상반기 대손상각비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연체율도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여서 카드론 부실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의 대손상각비는 2조24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8349억원)보다 22.12%포인트(p) 증가했다.
대손상각비는 카드사가 카드론 등 대출을 내어줬으나 연체 기간이 오래되면서 돌려받을 수 없다고 판단해 손실로 처리한 금액이다.
카드사 대손상각비는 연간 2조원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들어 4조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카드사 대손상각비는 4조3579억원이었다. 전년(2조8385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규모였다.
올해 대손상각비 규모 상승률 1위는 현대카드였다. 현대카드는 올 상반기 대손상각비 270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744억원 대비해 55.16%p나 늘어난 수치였다. 롯데카드는 17.46%p 늘어난 3768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는 16.77%p 늘어난 4359억원, KB국민카드는 15.19%p 늘어난 4184억원, 우리카드는 11.53%p 오른 2312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삼성카드와 하나카드는 전년 대비 대손상각비가 줄었다. 삼성카드의 올 상반기 누적 대손상각비는 3316억 원으로 작년(3652억원) 대비 9.20%p 줄었다. 하나카드도 8.51%p 감소한 1763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카드업계 연체율은 평균 1.69%였다. 지난해 연간(1.63%)보다 0.06%p 상승한 수치다.
카드사 대손상각비 증가와 카드 연체율 상승은 그만큼 카드사의 대출 부실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카드사의 대출 부실화가 쉽게 회복될 기미가 안보인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이나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이 취약층 대상 대출 문을 좁히며 카드론을 향하는 서민의 대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카드론 잔액은 41조 2266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거기다 국내 5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이 이달 5일만에 1조3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며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조이기도 검토 중이다. 만약 신용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되면 카드론 수요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금융당국은 카드론 등 2금융권 신용대출까지 풍선효과가 나타날지 주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서민들이 급전용으로 쓰는 카드론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여기에 주택 구입을 위한 수요가 더해지는지 주시할 예정"이라며 "서민 급전을 막으면 안 되겠지만, 추이를 보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위한 수요가 감지될 경우 카드론 한도 축소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CWN 권이민수 기자
minsoo@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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