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아닌 능력에 따른 인사"…이명희 총괄회장 지론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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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
[CWN 손현석 기자]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계열 분리를 공식화하면서 정유경 총괄 사장의 신세계 회장 승진 등이 담긴 정기 임원인사를 공표했다.
30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장남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마트를,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백화점을 각각 책임지게 됐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은 올해가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성공적인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물밑에서 준비해온 계열 분리를 시작하는 데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당초 이번 인사에서 정유경 회장은 부회장직으로 승진 발령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정용진 회장 역시 부회장직을 거쳐 회장으로 승진 발령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정유경 회장의 승진 발령은 다소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데, 물론 뛰어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이기에 당연한 수순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정유경 회장은 조선호텔 상무, 신세계 부사장을 거친 뒤 지난 2015년 총괄사장으로 올라서며 경영 리더로서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이번 회장 승진으로 국내 주요 200대 그룹 중에서 1970년 이후 출생한 여성 회장 1호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한편에서는 정유경 회장 승진의 밑바탕에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경영 지론이 깔려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 총괄회장은 지난 2011년 이마트와 백화점을 2개사로 분리한 뒤 정용진·정유경 '투톱' 체제, 일명 '남매 경영'을 공고히 했다. 지난 2019년에는 이마트와 신세계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마트부문과 백화점부문을 신설한 뒤 이 총괄회장의 지휘 아래 계열 분리 작업에 착수했다.
이후 이마트부문은 이마트를 토대로 스타필드, 스타벅스, 이커머스(SSG닷컴·G마켓) 등을 키우며 꾸준한 성장세를 거듭해왔고, 신세계도 백화점을 중심으로 면세점, 패션·뷰티, 아울렛 등을 거느리며 유통업계 내 입지를 탄탄히 다져왔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997년 삼성그룹에서 독립한 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이 약 71조원을 돌파하는 등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유통기업으로 올라섰다. 업계에서는 이런 성과 속에서도 오너가 경영권 분쟁 등과 같은 잡음 없이 계열 분리를 이룬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CWN 손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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