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파업 임금교섭 이끄는 등 연임 의지 다지는 행보로 눈길
‘횡령·배임’ 혐의 구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31일 일단락
▲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사진 가운데)이 최근 고(故) 구자학 회장의 선영을 찾아 목례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구 부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
[CWN 조승범 기자]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남매의 난’으로 명명된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연임 의지를 다지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고(故) 구자학 회장의 선영을 방문한 것은 물론 노사 임금 교섭에 공을 들이는 등 내부 단속에도 한창인 것을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 업계의 이목이 더욱 집중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경기도 광주에 있는 창립주의 선영에서 찍은 현장 사진들과 함께 “어느덧 2주기가 되었네요. 아버지가 아끼시던 막내, 아워홈! 저희가 잘 보살피고 있어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사진들에는 구 부회장이 언니인 구명진 씨와 아버지 묘소 앞에서 목례하는 모습, 고인의 회고록이 제사상에 놓인 모습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보복 운전 및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은 지난달 아워홈 주주총회에서 장녀인 구미현 씨와 손잡고 구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부결시켜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됐다. 현재 구 부회장은 아워홈 이사회에서 퇴출될 위기에 몰린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아버지 선영을 방문한 것은 친오빠인 구 전 부회장과 차별화를 꾀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뿐 아니라 구 부회장은 연임을 전제로 한 경영 행보에 한창이다. 내부적으로는 노사가 현재 진행 중인 임금단체교섭의 무파업 합의에 힘을 싣고 있다. 아워홈은 지난 2021년 구 부회장 취임 이후 3년 연속으로 ‘무(無)파업’ 임금 인상에 합의했으며 올해 역시 비슷한 조건으로 협의 중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본지에 “원래부터 구 부회장은 현장경영과 인재경영을 중요시해오고 있다”면서 “재작년 공채 신입 사원을 뽑았을 때도 면접관으로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아워홈 노조를 비롯한 구성원들은 구 부회장의 연임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아워홈이 지난해 실적이 상당히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경영권 이슈로 회사 이미지에 타격이 있다는 것이 노조 측 입장인 듯하다”며 “아워홈 내부에서도 구 전 부회장의 이사회 복귀 가능성에 상당한 불안감을 표하는 이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워홈은 오는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이사회 선임과 관련해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금 10억원 이상인 기업의 사내이사는 최소 세 명이 돼야 하기 때문에 추가로 사내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는 구 전 부회장을 사외이사 격인 기타비상무이사로 올리는 건, 구 전 부회장의 장남인 구재모 씨와 전 중국남경법인장 황광일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임기 만료를 코앞에 앞둔 구 부회장을 비롯한 기존 이사진에 대한 재신임안도 상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상장사인 아워홈의 지분은 구 전 부회장과 미현씨가 각각 38.56%, 19.28%를 가지고 있어 둘의 지분을 합치면 절반이 넘는다. 삼녀인 구 부회장은 20.67%, 차녀인 명진씨는 19.6%를 보유 중이다. 과연 임시 주총에서 미현씨가 구 부회장과 구 전 부회장 중 어느 편에 설지가 최대 관심거리다.
한편 구 전 부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이날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2차 공판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구 전 부회장이 주총 없이 자신의 급여를 2배 가까이 올려 수령하고 코로나19로 회사가 어려운 시기임에도 성과급 20억원을 받은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CWN 조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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