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매입 사업서 혼선 빚으며 향후 사업 방향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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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11번가 |
[CWN 조승범 기자] 토종 이커머스 11번가의 체질 개선 작업이 숨 가쁘게 이어지는 가운데,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20% 하락했다. 쿠팡의 독주가 이어지고 중국 이커머스가 급부상하면서 시장에서 우위를 상실한 11번가의 수익성 강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11번가는 2021년 말부터 경기도 파주에 있는 물류센터를 폐쇄하고 최근에는 물류 전문 중소기업 에이팩스로지스와 외주 계약을 종료하는 등 물류 사업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팩스로지스는 11번가 PB제품 ‘올스탠다드’의 상품 입고부터 재고 보관·관리, 주문 출고에 반품 처리까지 맡았는데, 이번 계약 종료 이후 올스탠다드의 물류는 모두 11번가의 자체 물류 서비스인 ‘슈팅배송’으로 통합된다.
또한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해 3월에 걸쳐 2차례의 희망퇴직을 시행해 비용 절감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이긴 하나, 11번가의 수익성 개선 움직임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직매입 사업과 엇박자를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는 2022년부터 직매입 사업인 ‘슈팅 배송’을 본격 출범시켰다. 하지만 최근 물류 사업 분야를 축소하면서, 그간 추진해온 직매입 전략에서 한 발 뺄 것이라는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직매입을 통해 판매되지 않은 재고 상품 보관을 위해 지난해 풀필먼트 사업도 착수하는 등 직매입 전략에 따른 각종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 2014년 로켓배송을 출범한 이후 연간 흑자로 전환하기까지 10여년이 걸렸다.
다만 자사의 직매입 사업인 슈팅 배송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한 것도 아니라서 향후 추진할 사업 방향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쿠팡을 벤치마킹하는 전략이 아니라 명품, 간편 밥상 등 11번가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 사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11번가는 올해 3월 이후 2개월 연속 오픈마켓 사업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고 그간 이어오던 영업손실은 195억원으로 전년 동기 실적인 318억원과 비교하면 38.7%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248억원에서 200억원으로 19.4% 개선됐다. 11번가는 2분기에도 버티컬 서비스와 특화 전문관의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지만 이같은 성장세가 직매입 사업 투자비로 전가되는 상황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11번가는 대주주인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하면서 FI(재무적 투자자) 주도로 회사의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11번가의 FI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매각 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 KPMG를 선정했다. 매각 희망액은 5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CWN 조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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