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와의 합병 통한 ‘이선호 승계’ 연착륙 위한 행보들 실행 中
이 경영리더, 마약 밀반입 일탈 이력 …CJ그룹 향한 ‘눈총’ 예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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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2월 7일 서울 중구 명동 올리브영 플래그십 매장에 시민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CWN 조승범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에서 그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식품성장추진실장)로 이어지는 승계 구도가 착착 진행 중이라는 징후들이 최근 포착되고 있다. CJ그룹의 지주회사인 CJ와 CJ올리브영의 합병설이 가장 대표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지난달 29일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한 지분 중 절반(11.3%)을 자사주로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또한 같은 시기에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배당을 줄이는 작업을 단행했는데, 이같은 일련의 행보들은 이 경영리더의 승계작업을 위한 발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CJ올리브영이 진행한 자사주 매입은 차기 총수로 지목되는 이 경영리더의 지주사 지배력을 키우려고 포석으로 분석된다. CJ올리브영이 글랜우드PE로부터 매입한 지분을 소각하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CJ와 CJ올리브영 합병 시 이 경영리더는 CJ그룹 지분 약 18.3~22.9%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CJ올리브영은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배당금을 전년보다 적게 지급했다. CJ올리브영은 지난달 말 열린 정기주총에서 577억원 규모의 보통주 배당금을 지급했다. 지난해 지급한 배당금 997억원보다 42%나 줄어든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배당을 줄이면 미처분 이익 잉여금이 늘어나고 기업의 순자산 가치가 증가하게 된다. 이에 따른 주식 가치 상승으로 이 경영리더의 승계 작업은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이 경영리더는 CJ올리브영 3대 주주로 11%가 조금 넘는 지분을 보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을 줄이면 기업의 순자산이 증가하고 주식 가치도 높아진다”며 “CJ올리브영이 배당을 줄여 오너 3세의 지분 인수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이는 곧바로 경영 승계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러한 자사주 매입, 배당급 축소 등 두 가지 ‘행보’가 순차적으로 성공리에 마무리됨에 따라 CJ가 연내 CJ올리브영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는 예측이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승계 구도 자체에 비난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있으나, 정작 문제는 이 경영리더의 ‘과거 이력’으로 인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영리더는 지난 2019년 미국에서 귀국하며 액상대마와 사탕·젤리로 된 변종마약 180여개를 밀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 결과 2020년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2021년 1월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 부장으로 ‘조용히’ 복귀한 뒤 같은 해 임원으로 승진하며 ‘착실히’ 경영수업을 받아왔으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CJ와 CJ올리브영의 합병 및 이 경영리더를 중심으로 한 ‘CJ 오너가 승계 작업’이 법 테두리 안에서 이상없이 진행될지에 업계의 관심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CWN 조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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