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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선정된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사진=우리은 |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정진완 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이 이름을 올렸다. 조 행장이 취임 당시 기업금융 명가를 강조한 만큼, 정 부행장은 조 행장 바통을 이어받아 기업금융 강화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 등으로 우리은행 내부통제 문제가 여실히 드러난 만큼, 내부통제 강화가 최우선 과제로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그룹은 29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정진완 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자회사 대표이사 경영승계계획'에 따라 우리은행장 후보군을 롱리스트 및 숏리스트로 단계적으로 압축해왔다.
또한 '은행장 후보 선정 프로그램' 프로세스에 따라 해당 후보를 대상으로 객관적이고 다각적으로 역량을 검증했다.
후보 선정 프로그램은 총 4단계로, 롱리스트 후보자에 대해서는 △외부전문가 심층 인터뷰 △평판 조회 △최고경영자 멘토링 및 이사회 인터뷰 등을 진행해 숏리스트 후보를 추린다. 숏리스트 후보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경영계획 PT 및 심층면접 등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정진완 은행장 후보는 1968년생으로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 후 1995년 입행해 종로3가지점장, 기관영업전략부장, 중소기업전략부장, 삼성동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을 거쳐 현재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다.
정 후보는 국내외 영업 현장을 두루 경험해 우리은행이 필요로 하는 영업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중소기업금융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탁월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뛰어난 전략 마인드와 추진력을 보유한 인물이다.
또 형식에 얽매이기보다는 업무 효율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중시하는 실용형, 현장형 리더로 전해진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현직 주요 경영진으로서 '경영 연속성 확보'와 조직 쇄신을 위한 젊은 '세대교체형 은행장' 선임에 방점을 두고 은행장 후보군 중 적임자를 찾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진완 후보는 후보군 중 가장 젊은 1968년생으로, 대내외적으로 좋은 평판을 갖고 있고 전문가 심층 인터뷰, 경영계획 PT 및 심층면접에서도 호평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자추위가 우리은행장 후보를 최종 선정하면서 사실상 우리은행호(號)는 정진완 부행장이 키를 쥐게 됐다.
일반적으로 은행장의 경우 실적이 양호하고 특별한 흠결이 없으면 연임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조병규 행장의 경우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등 일련의 사건·사고로 시장은 물론 금융당국으로부터 신뢰를 크게 잃으면서 결국 스스로 연임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새롭게 우리은행을 이끌 정진완 부행장의 최대 숙제는 '땅에 떨어진 우리은행의 내부통제'를 어떻게 개선하고 혁신해, 소비자와 당국으로부터 재신임을 받을 것인가로 보인다.
실제 우리금융 자추위 역시 정 부행장의 은행장 후보 선정 배경 중 하나를 "금융당국 지배구조 모범관행 가이드라인에 맞춰 지난 9월말 은행장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하였으며, 이후 조병규 은행장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이사회에 전달함에 따라 최근 불거진 내부통제 이슈 등을 감안해 '조직 쇄신'과 '세대교체'에 주안점을 두고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진완 은행장 후보 역시 이에 대해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로 실추된 은행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전면적 혁신과 기업문화의 재정비에 우선적 목표를 두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은행의 외연 확대를 위해 조병규 현 행장이 선언했던 '기업대출 명가' 재도약도 정 부행장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조병규 현 행장이 취임과 동시에 중소기업 특화 채널 '비즈프라임'을 열고 기업 인프라를 확대하면서 이에 따른 효과가 올 상반기 성적에서 톡톡히 입증됐기 때문이다.
실제 2분기 말 기준 우리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52조2020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130조7350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대기업은 27%, 중소기업은 9% 증가한 수준이다.
또 기업금융 명가 재건에 대한 의지는 임종룡 현 우리금융회장 역시 강한 만큼 조병규 행장과 함께 기업금융 강화에 힘쓴 정 부행장이 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 자추위가 "기업문화 혁신 등 조직 쇄신과 기업금융 중심 영업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정 부행장의 후보 선정 배경을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진완 은행장 후보도 "혁신형 조직개편, 성과 중심의 인사 쇄신을 통해 우리은행만의 핵심 경쟁력을 제고해 신뢰받는 우리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 자추위 추천을 받은 정진완 은행장 후보는 12월 중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자격 요건 및 적합성을 검증받은 후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되어 내년 1월부터 은행장으로서 2년 임기의 공식 업무에 돌입한다.
CWN 배태호 기자
bth@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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