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전방 수요 어려워…신설 투자 규모 조정"
![]() |
▲LG에너지솔루션 분기별 실적 그래프. 사진=LG에너지솔루션 |
[CWN 김정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1분기 앞서 발표한 잠정 실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당분간 업황이 밝지 않다는 판단하에 신규 투자 규모를 낮추는 등 조절에 들어갈 예정이다. 별개로 북미 합작공장이나 46-시리즈 양산 등 이미 계획된 미래 준비는 차질 없이 이어간다.
25일 LG에너지솔루션은 실적설명회에서 올해 1분기 매출 6조1287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8조7471억원 대비 29.9%, 전분기 8조14억원 대비 23.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6332억원 대비 75.2%, 전분기 3382억원 대비 53.5%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 공제 금액은 1889억원이다. 고객사 수요 감소와 미시간 법인의 신규 라인 전환에 따른 일부 생산라인 중단으로 2501억원을 기록한 전분기 대비 24%가량 감소했다. 세액 공제를 제외한 1분기 영업이익은 316억원 적자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전략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가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달성했으나 전방 시장 수요 둔화, 메탈 가격 하락분 판가 반영 등의 요인으로 전체 매출은 전분기 대비 23%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손익의 경우 시장 수요 위축에 따른 가동률 조정 등 고정비 부담 증가, 메탈가 하락으로 인한 원재료 시차(Lagging) 효과에 따라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이 부사장은 "지난 1월 실적발표 때 올해 투자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현시점에서는 당분간 전방 수요 개선에 대한 가시성이 크지 않은 것 같다"며 "중장기 수요 대응이나 북미 생산능력(CAPA) 확보를 위한 필수적인 신증설 투자에는 선택과 집중을 하되 투자 집행 규모는 다소 낮추고자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어려운 시장 환경을 겪었음에도 생산 시설 확대 등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를 지속했다. 1분기 본격 가동을 시작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미국 테네시주 제너럴모터스(GM) 합작 2공장이 대표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공장의 생산 능력을 50기가와트시(GWh)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생산된 배터리는 GM의 3세대 배터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규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미국 내 두 번째 단독 생산 공장인 애리조나 공장도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갔다. 이 공장은 북미 첫 원통형 공장이자 첫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용 공장이다. 이 곳에서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각광받는 46시리즈와 리튬인산철(LFP) 기반 ESS 생산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외에도 중국 상주리원과 16만톤(t) LFP 양극재 공급, 호주 WesCEF사와 8.5만t 리튬 정광 공급 등의 성과를 통해 공급망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또 성공적인 회사채 발행 및 애리조나 건물 장기 리스 계약 체결 등을 통해 단기 재무부담 완화와 경쟁력 있는 자금조달을 위한 노력도 지속했다.
이날 실적설명회에서는 올해 주요 실행 전략 발표도 있었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은 전방 수요와 고객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투자 및 비용 효율성을 높인다. 현재 진행 중인 여러 프로젝트의 수요 변화를 면밀히 검토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투자 규모와 집행 속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생산시설 별 가동률을 최대로 높일 방안을 모색해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고, 물류비·유틸리티 비용 등도 최적화해 기본기를 다져 나갈 계획이다.
원재료비 혁신을 통해 비용 경쟁력 확보에도 나선다. 리튬과 같은 주요 광물뿐 아니라 전구체 등 원재료의 직접 소싱 영역을 확대해 재료비를 절감하고, 글로벌 공급망 직접 투자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또 핵심 고객들과의 견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 현재 인도네시아 현대차 합작공장이 본격 가동을 시작해 차질 없는 양산을 진행 중이며, 하반기에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 45GWh 규모의 스텔란티스 합작공장도 가동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생산 거점을 다각화하고 지역 별·고객 별 수요 변화에 합리적으로 대응한다.
압도적인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미래 시장을 선도할 신제품 라인업도 확대한다.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시리즈 생산을 시작, 올해 3분기부터 안정적인 제품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 남경에서 양산을 시작한 ESS LFP 배터리도 북미 및 유럽 시장에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사장은 "올 한 해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이 예상되지만 근본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꾸준히 실현해 압도적 기술리더십을 갖출 수 있는 기반을 단단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WN 김정후 기자
kjh2715c@cwn.kr
[저작권자ⓒ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