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외모는 앞서가는 프랑스 감성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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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조 408은 낮은 전고를 유지하면서도 크로스오버의 날렵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사진=강병현 기자 |
[CWN 윤여찬 기자] 지금까지 '푸조 408'을 잘못 타고 있었다. 무심코 시동을 걸고 주행모드를 '노멀'에 놓은 채 악셀과 브레이크 패달을 번갈아 밟고 떼고 그게 끝이었다. 그렇게 양반스럽게 탈 수도 있지만 사실 푸조 408은 엄연한 '아기 사자'다.
멋진 외관 디자인과 어울리는 운전법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차의 성능을 즐겨야 한다. 주행모드 변화로 야생성을 깨우면 그제서야 푸조 408의 참맛을 알 수 있다.
이번 푸조 408 GT 시승에선 대부분 주행을 '스포츠 모드'로 놓고 달렸다. 클러스터를 붉게 물들이는 스포츠 모드는 특별한 경우에만 쓰는 게 아니다. 평소 드라이빙에서 습관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보다 적극적인 재미를 느끼고 싶을 땐 M(매뉴얼)모드가 제격이다. 스티어링휠 양쪽 뒤로 딱 붙은 기어변속 시프트 패들을 딸깍거려야 이 차의 진면목이 튀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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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조 408은 높은 엔진 내구성을 바탕으로 주행 모드 마다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사진=강병현 기자 |
시프트 패들의 크기나 위치도 조작하기 편리하다. 블랙 하이그로시 소재로 멋스럽게 운전대 바로 뒤에 위치 시켰다. 스타트부터 3500~4000rpm 범위에서 변속을 이어가도 좋다. 1.2 리터 3기통 엔진에 붙은 터보 용량이 작은 편이라 고rpm에서도 엔진에 크게 무리가 없다. 그렇다. 408 이 녀석은 르망24시 레이스에서 수차례 우승을 차지했던 내구성의 제왕이다. 작다고 깔볼 만한 심장이 아니라는 거다.
8단 자동변속기는 M모드 운전시 대단히 빠른 변속 타이밍을 자랑한다. 경쾌한 주행성 뿐만 아니라 엔진을 갉는 듯한 사운드가 자연흡기와 터보 엔진의 중간쯤 되는 데시벨을 선사한다. 부담스럽지 않은 배기음이 달콤하게 온몸에 울려 퍼진다.
시프트 패들를 갖고 놀기 쉬운 건 높게 위치한 클러스터 포지션 덕분이기도 하다. D컷 핸들 위로 보이는 클러스터가 마치 헤드업디스플레이처럼 운전자 시야에 들어온다. 눈은 앞 창을 바라보고 있지만 곁눈으로 하단 클러스터 rpm 레벨 그래픽이 제대로 인지된다. 원형 rpm 클러스터에 붉은 그래픽이 상단 12시 방향까지 올라올 즈음 오른쪽 패들을 딸깍여 기어를 높여주면 된다. 클러스터가 다른 자동차 처럼 스티어링휠 사이로 보일 만큼 낮은 포지션이었다면 이처럼 편한 변속 타이밍을 잡기가 불가능 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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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조 408은 낮은 전고를 유지하면서도 크로스오버의 날렵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사진=강병현 기자 |
펄펄 끓는 영상 35도 날씨에 에어컨을 빵빵하게 켜놓고 내달려도 힘든 기색 전혀 없는 푸조 408은 참으로 기특했다. 하체는 적당히 부드러운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작은 운전대 덕분에 조향성 만족도는 두 배다. 토글식 변속기도 스포츠 감성에 한 몫한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 두개 만으로도 밀고 당기는 재미가 있다.
화려한 외관에 가려졌던 푸조 408의 주행 가치는 숨겨진 보석과 같다. 엄청난 가속감이나 제로백 주파 능력을 지녔다는 게 아니다. 실생활 주행 영역에서 치고 나가는 재미를 얻기에 충분하단 얘기다.
대형 그릴은 화려한 분수쇼를 연상시키고 사자의 송곳니 형상의 주간주행등과 프로젝션 LED 램프 곳곳엔 프랑스 명품 감성이 뚝뚝 흐른다. 세단과 SUV 사이 쯤에 위치한 크로스오버 형태면서도 1485mm 낮은 전고에 넉넉한 전장 4700mm은 수도권 카라이프에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생각 보다 긴 2790mm의 휠베이스는 2열 탑승객에게 만족감을 선사한다.
푸조 408은 최고 출력 131마력에 최대 토크는 23.5kg.m 수준에 공인 복합연비는 12.9km/l로 고속도로 운전에선 19km/l까지 뽑아낼 수 있다. 스마트 크루즈컨트롤과 안마시트 등은 장거리 운전에 피로도를 낮춰준다. 외관은 화려하고 내부는 실속형 푸조 408이었다.
CWN 윤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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