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글로벌 사업에 방점…대내외 위기 딛고 내년 비상할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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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사진=뉴시스 |
SPC그룹의 내년도 사업 방향성에 대한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 1일 발표한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서다. 이 과정에서 '변화와 혁신·현장중심·글로벌 사업 강화'를 인사 키워드로 꼽았는데, 결국 SPC가 현재 지향하는 바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PC 주력 계열사인 SPC삼립은 김범수 전무가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기존 황종현 사장과 공동 대표로 선임됐다. 이번 인사의 핵심 조치인데, 해외 사업에 더 매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SPC삼립은 최근 일본 소매점 돈키호테, 미국 코스트코 등에 자사 제품을 입점시키며 해외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황 사장은 M&A(인수합병)와 글로벌 사업 등 중장기 사업전략 및 대외 업무를 총괄하고, 김 신임 대표는 사업 운영과 내부 관리 업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SPC삼립은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액 2조5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줄어들었으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1% 증가한 662억을 기록했다. 당시 회사 측은 수익구조 개선으로 영업이익 올랐다는 분석을 내놓았는데, 이는 국내 내수보다는 해외 시장 개척에 무게를 싣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룹 지주사 격인 파리크라상도 기존 김성한 대표이사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변화와 혁신의 선봉에 나서게 됐다. 김 대표는 제빵기사 민주노총 탈퇴 종용 혐의로 구속된 황재복 전 대표이사의 '공백'을 메우고 있었으며, 이번 승진 발탁으로 어깨가 한결 무거워졌다.
특히 김 대표는 지난해부터 PB(자체브랜드) 해외 사업을 주도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오너 3세' 허진수 사장의 파리크라상 해외 진출 움직임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각 생산센터장들을 승진 발령하며 현장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해외 법인 임원들을 신규 선임해 글로벌 사업에 무게추를 실었다.
업계에서는 SPC의 이번 임원 인사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글로벌 경영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맞춤형 인사로 보는 견해가 많다. 대내외적인 위기론 돌파를 위한 경영 쇄신은 추진하되, '믿을맨' 중심으로 한 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기 때문이다.
사법 리스크, 사령탑 교체 등 각종 혼란을 뒤로한 채 내년에는 '본업 경쟁력'으로 화려하게 비상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WN 손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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