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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 티메프 사태 키웠나…재무 확인도 없이 대출

권이민수 / 기사승인 : 2024-08-01 16: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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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식 혁신당 의원 "아직까지 피해 규모 파악 못해"
피해 상인들 "선정산 대출 강요...큐텐과 짜고 치기 의혹"
▲ 기자간담회 현장, 왼쪽부터 이호경 중소기업금융 담당 상무, 이규호 SME상품전략부 담당 이사, 서왕진 의원, 신장식 의원. 사진 = CWN

[CWN 권이민수 기자]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일파만파 확대되는 가운데 SC제일은행이 선정산 대출 한도를 높이면서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 사태가 벌어질 것을 알고도 이자 장사를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진행한 것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SC제일은행 측은 큐텐 측과 어떤 협의도 한 적 없고 이 사태를 알지 못했다면서도, 큐텐 산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의 재무 평가를 특별히 하지는 않았다고 밝혀 논란은 더욱 커질 예정이다. 

1일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은 디지털 가전 업체 대표 20여명이 서울 시내 한 상가에서 긴급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과 서왕진 의원이 자리했다. SC제일은행 측에서는 이규호 SME상품전략부 담당 이사와 이호경 중소기업금융 담당 상무 등 임원이 나와 질의에 답했다. 

이날 자리한 피해업체들은 티몬의 별도 페이지로 서비스되던 해외직구·국내도매 상품 취급 플랫폼 '티몬월드(現 티몬 비즈 마켓)'에서 주로 피해를 입었다. 특히 티몬월드의 선정산 대출은 피해업체를 부도 위기로 몰아간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선정산 대출은 판매자와 대출 약정을 맺은 은행이 판매·배송 완료됐으나 아직 미정산된 금액을 미리 정산하고, 이후 정산일에 온라인마켓의 정산을 통해 자동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운전자금 대출 상품이다. 큐텐 측에서 정산하지 않으면서 피해업체들은 대출이 연체돼 은행 빚까지 떠안게 됐다.

피해업체 대표 A씨는 "티몬과 위메프만 언급되는데 선정산 대출 피해 규모는 티몬월드가 가장 크다"며 "업체별로 적게는 20억원, 많게는 140억원도 있을 정도로 피해규모가 다양한데 다들 쉽게 드러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부 자료나 언론 보도를 통해 피해금액이 나오고 있지만, 어떻게 추산해서 그렇게 나온 건지 모르겠다"며 "실제로는 더욱 많다"고 했다. 

실제로 현재 보도 등에서 언급되는 선정산 대출 피해 규모는 총 839억2000만원에 그친다. 신장식 의원은 "지금 여기 모인 업체의 피해 규모만 합쳐도 거진 1000억인데 피해 입은 판매자 수는 수만명이다"라며 "아직까지 제대로 피해 규모가 파악되지 못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티몬월드의 선정산 대출은 SC제일은행이 독점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피해업체 대표 B씨는 "기존 20억정도 되는 한도를 SC제일은행 측이 60억으로 3배나 늘렸다"며 "필요 없다고 해도 특별한도로 늘린 거라 50%는 써야 한도가 안 내려간다고 선정산 대출 사용을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B씨는 "SC제일은행이 사채업자도 아닌데 강제로 빚을 늘린 거 보면 큐텐과 짜고 치는 거 아니냐"며 "어떻게 제1금융권이 신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한도를 쉽게 올려준 것인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큐텐이 SC제일은행에 우량 판매자의 명단인 '화이트리스트'를 넘겨줬다는 의혹도 나왔다. 화이트리스트 우량 판매자를 중심으로 높은 한도의 선정산 대출이 의도적으로 진행됐다는 뜻이다. 

SC제일은행 측은 "화이트리스트는 없다"며 "과거 3개월 매출액을 보고 한도를 산정했고 한도증액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월 매출이 높은 전자업종·디지털 가전업종을 중심으로 1.5배에서 3배로 한도를 높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몬·위메프 등이 이미 자본잠식 상태였다는 점을 지목하는 피해업체 대표도 있었다. 그는 "큐텐과 거래하면서 재무평가 등을 제대로 진행한 것이 맞느냐"며  "이미 경고가 있었다는데 큐텐을 어떻게 평가했길래 선정산 대출을 늘렸냐"고 물었다. 

SC제일은행 측은 "따로 재무 평가를 특별히 하지는 않았다"며 "쇼핑몰은 대체로 적자를 유지하기 때문에 재무보다는 쇼핑몰이 한국에서 사업을 유지한 업력과 기간을 봤다"고 답했다. 

이날 피해업체 대표들은 "30년 열심히 살며 건실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한순간에 길거리에 나 앉게 생겼다"며 "은행과 정부와 대기업 오너들은 본인만 살겠다는데 우리는 돈도 못 받았는데 은행에 이자까지 내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대표는 "부도가 확실한 거 같은데 실질적인 대책을 달라"며 '일할 수 있게만 해달라"고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신장식 의원은 "현재 정부와 금융당국은 사태 파악이 제대로 안 된 상태라고 생각해 답을 찾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며 "정부 측에 얼마나 잘 전달할 수 있을 지 자신은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특히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고 성과도 분명히 있을 것인데, 당장 시급한 판매업체들을 위한 방안을 어서 마련해 보겠다"는 말도 남겼다. 

서왕진 의원은 "정산 지연 문제로 피해자들을 직접 보니 걱정이 앞선다. 빠른 시간안에 해결돼야 할텐데 정부도 제대로 대응이 안되는 혼란의 상태다. 조국혁신당이 피해자 분들에 충분히 귀기울여 대응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CWN 권이민수 기자
minsoo@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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