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범금융 신년인사회'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김성태 기업은행장, 김형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 (아랫줄 왼쪽부터)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제1차관,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은행연합회 |
지난해 말 벌어진 윤석열 대통령發 비상계엄 사태와 이로 인한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의 주요 리스크로 불거진 가운데 금융권 수장이 한 자리에 모였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라는 엄혹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금융권에 서민과 소상공인 지원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3일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6개 금융업권별 협회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25년 범금융 신년인사회'를 열었다.
이날 인사회에는 주요 금융 관련 부처 수장을 비롯해 금융사 대표, 정부 관계자, 국회의원, 금융유관기관 대표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주 전남 무안국제공한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승객과 승무원 등 179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으면서 이날 행사는 희생자에 대한 추모 묵념으로 시작해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대신해 참석한 김범석 기획재정부 제1차관,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등 주요 기관장이 참석해 신년사를 전했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김범석 차관이 대독한 신년사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국내 정치상황, 미국 신정부의 정책기조 전환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진 모습"이라며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에 대응해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우리 경제·금융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 권한대행은 "무엇보다, 대외신인도에 한 치의 흔들림이 없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24시간 점검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에는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장안정조치를 취하겠다"고 금융권을 달랬다.
아울러 밸류업 세제 지원,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 지속 추진과 경기와 민생 회복 노력에 대해도 정부가 힘을 쏟는다는 방침을 전했다.
다만 현재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은 정부 노력만으로 대응이 어렵다며, 민·관이 힘을 모을 것도 장부했다.
우선 금융권에 대해 충당금 확충 등 위기대응 능력을 키우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투자를 결정하는 등 시장상황에 차분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금융권이 외국인 투자자와 긴밀하게 소통해 한국경제 건전성을 알리는 민간 국제금융협력대사 역할을 할 것도 당부했다.
또 최상목 권한대행은 "지난달 은행권에서 마련한 연 6~70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지원 방안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시행해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에게 힘을 보태달라"며 금융권 도움을 청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역시 신년사 서두에서 "지금 우리 경제는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활동과 심리를 위축시키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내수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서민·자영업자 부담도 지속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실물 경제 회복에 주력하면서 한국 경제·금융 신인도 유지를 위한 노력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여기에 서민 정책금융 확대, 은행권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 등 '민생' 안정 대책이 현장에서 신속히 안착해 서민·소상공인이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자본시장 밸류업, 인공지능(AI) 확산을 위한 인프라 정비 등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금융산업 혁신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금융권에 대해 '자체적인 건전성·유동성을 굳건하게 유지하는 동시에 서민·소상공인,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과 경영계획 등을 계획된 일정에 따라 흔들림 없이 추진해달라"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기관투자자로서의 역할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총재는 현재 상황을 둘러싼 한은 통화정책 기조를 설명하며 금융권 협조를 청했다.
이 총재는 "전례없이 높아진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하에서 물가, 성장, 환율, 가계부채 등 정책변수 간 상충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향후 통화정책은)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며 "한은은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금융이 경제 최전선에서 버팀목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며 "금융시스템이 흔들리지 않도록 손실흡수능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위기대응역량 강화에 신경쓰고, 민생경제 지원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CWN 배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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