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선3社 5년간 9조 투자해 '초격차 경쟁력' 확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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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 초대형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아네 머스크호' 사진=HD현대 |
[CWN 김정후 기자] 한국 조선업이 약 800일만에 중국을 꺾었다. 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조선 3사가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을 앞세워 중국과의 기술력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 주효했다. 정부와 조선 3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5년간 9조원 투자를 통해 격차를 더 벌려나갈 에정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올해 1분기 한국의 선박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4% 증가한 136억달러다. 같은 기간 중국 수주액은 126억달러였다. 분기별 수주액에서 중국을 꺾은 것은 지난 2021년 4분기 이후 3년만이다.
지난해 한국 선박 수주액은 299달러다. 올해 1분기만에 그 절반에 가까운 성과를 거둔 것이다. 수주량 기준으로 한국은 449만CGT(표준선환산톤수)를 기록해 중국의 490만CGT에 못미쳤다. 다만 그 증가율에서는 한국은 전년 대비 32.9% 증가한 반면 중국은 0.1% 감소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한국은 수주량에서도 105만CGT로 73만CGT의 중국을 앞서며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세계 수주량 상위 조선소는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가 차지했다. 또 1분기 전 세계에서 발주된 액화천연가스(LNG)선 29척과 암모니아선 20척은 모두 한국 조선사가 수주했다.
업계에서는 조선 3사의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수주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3사는 중국의 저가 선박 공세에 대응해 LNG 운반선 등으로 한발 앞서 사업 방향성을 변경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초대형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아네 머스크호'로 명명된 이 1만6200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은 세계적인 해운그룹 AP몰러-머스크로부터 수주한 총 18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중 첫번째다.
삼성중공업은 친환경 선박에 더해 자율운항선박에도 주력한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총 4차례의 자율운항 실증에 성공했다. 올해 건조하는 선박에 자율운항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며 이르면 2년 후 운항에 나선다. 삼성중공업은 향후 자율운항 기술을 다른 조선사에도 판매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을 개발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암모니아·수소 직접·수소연료전지 추진 등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선박 상용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대체 연료와 친환경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한화오션은 오는 2030년까지 저탄소·무탄소 연료 추진 친환경선박 건조를 목표로 삼았다.
조선 3사의 전략에 정부도 힘을 더한다. 지난달 정부와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K-조선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동대응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정부와 조선 3사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친환경·자율운항선박, 디지털 전환 등에 9조원을 투자한다.
또 '조선산업 초격차 연구개발 로드맵'이 올해 상반기 안으로 수립된다. 이를 기반으로 정부와 조선 3사는 '2030 액화수소 운반선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 세계 최초의 액화수소 운반선을 2030년까지 개발한다. 수소·암모니아·LNG 등 친환경 핵심연료 기술 상용화와 실적 확보에도 나설 예정이다.
CWN 김정후 기자
kjh2715c@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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