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인원감축, 경영 효율화 위한 피치 못할 자구책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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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 본사 전경. 사진=이마트 |
[CWN 조승범 기자] 유통업계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마트, 11번가, 롯데유통계열사 등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기업들은 누적된 적자 구조에서 탈출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유통 공룡’ 이마트는 지난 25일 창사 이후 최초로 전사적인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올해 초 폐점 예정인 서울 상봉점과 천안 펜타포트점에서 시행하던 희망퇴직이 계열사 전체로 확대된 것이다.
이마트는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대신 퇴사 직원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약속한 상태다. 이날부터 다음달 12일까지 근속 15년 이상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퇴직금 외에 특별퇴직금은 월급여 24개월치로, 기본급 기준 40개월치에 해당한다. 생활지원금 2500만원과 직급별로 전직 지원금 1000만원~3000만원도 지급한다.
지난해 이마트는 자회사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영업손실로 연결기준 첫 영업손실 469억원을 냈다. 이러한 실적 감소로 이마트는 지난해 말 1100여명의 직원을 내보내 총직원 수 2만2744명을 기록했다.
롯데 유통계열사들은 이미 2021년부터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업황 부진에 따른 경영악화가 이어지자 롯데마트는 점포 12개를 폐점하고 2021년 상반기와 하반기, 2023년 하반기 세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해 말 퇴사하기로 한 모든 직급별 10년차 이상 사원에게 최대 27개월치 급여와 재취업 지원금 2000만원∼5000만원을 직급에 따라 차등 지급했다.
유통업계 구조 조정은 오프라인 업체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이커머스 기업 11번가도 지난 20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는 2023년 11월 창사 이래 첫 구조조정을 시행한지 4개월 만에 또 다시 이같은 결단을 내렸다. 첫 번째 구조조정은 만 35세 이상 5년차 이상 직원이 대상이었으나, 이번엔 신입사원을 포함한 전 직원으로 확대된다. 퇴직이 확정되면 3개월분의 급여가 지급된다.
11번가는 2023년 125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대주주인 SK스퀘어가 매각을 시도했으나 실패하면서 FI(재무적 투자자)가 올해부터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기업 가치는 1조원에서 급감한 5000억원대로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의 대규모 인력 감축은 그간 지속된 실적 부진을 방어하기 위한 경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마트의 경우, 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등 오프라인 3사 기능 통합 과정에서 조직 슬림화 카드를 뽑았고 최종적으로 인력 감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지난해 9월 3사 대표를 겸임하면서 3사 기능통합을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와 물류 효율화를 추진해왔다.
한 대표는 CEO 메시지를 통해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번 조치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CWN 조승범 기자
csb@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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