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삼성SDI·SK온 반등 셈법 복잡
![]() |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열린 에너지 전시회에 참여한 모습. 사진=LG에너지솔루션 |
[CWN 윤여찬 기자]반등을 모색 중인 K배터리 업계가 미 대선을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K배터리 3사는 다음달 5일 미 대선일을 앞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줄이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의 친환경 세제 정책을 전면 손보겠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지금까지 펼쳐놓은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미연방 의회 뿐 아니라 해당 주정부 의회를 거쳐 추진되고 있는 친환경 정책이 대통령의 주장만으로 바뀌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현재 친환경 기업이 미국 내 공장을 짓고 제품을 생산하면 전폭적인 보조금과 세제혜택을 준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가 대표적이다. 배터리 셀 1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 모듈은 10달러를 지급한다. 이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앞다퉈 미국 내 생산 시설을 추진해 왔고, 실제로 실적 개선에 AMPC를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미국에 생산 공장이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AMPC로 영업실적을 상당수 보전하고 있다.
K배터리 3사는 전기차 불황에 바닥을 치고 일어설 준비에 여념이 없다. 전사적 체질개선과 최근 굵직한 수주를 통해 활력을 찾는 중이다. 올 하반기 실적 개선에 분수령을 맞고 내년부턴 본격적 흑자 경영을 기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영업이익은 1분기 1573억원, 2분기 1953억 원, 3분기 4483억 원으로 매 분기 증가세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벤츠와 포드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벤츠에는 오는 2028년부터 10년간 총 50.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46시리즈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고, 미국 포드와도 109GWh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공급 계약의 잭팟을 터트렸다.
![]() |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 사진=SK온 |
분기 연속 적자 중인 SK온은 적자 폭을 줄이며 흑자 전환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SK온은 현대차그룹의 곧 있을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가동 시점에 맞춰 수요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조지아주 2공장의 포드용 생산 라인 일부를 현대차용으로 전환했고, 내년부터는 포드·현대차와 합작공장을 통해 외연 확장에 나선다.
삼성SDI는 주요 고객사인 BMW와 아우디의 출하량이 부진했지만 연내 북미 스텔란티스 합작공장을 가동해 미국 내에서 본격 생산을 시작하는데 기대를 걸고 있다. 내년 1분기 가동이 목표였지만 일정을 앞당겨 AMPC 혜택도 가능해졌다. 이어 2026년 GM 합작공장, 2027년 스텔란티스 합작 2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현대차 제네시스의 대형 SUV GV90에 각형 배터리 공급도 준비 중이다.
이처럼 부활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K배터리 3사가 연간 신차판매 1500만대에 이르는 거대 미국 시장의 대선을 앞두고 셈법이 더 복잡해지고 있다.
CWN 윤여찬 기자
mobility@cwn.kr
[저작권자ⓒ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