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AI, 고객경험, ESG 혁신 통해 신제품·신사업 발굴"
[CWN 소미연 기자] 삼성전자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관심을 모았던 이재용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제외되면서 열기가 다소 식었지만 주주가치 제고 방안과 노동조합 파업 우려에 대한 대책 마련 등 책임경영에 대한 주주들의 관심이 높았다. 이에 따라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경계현 DS부문장(사장) 등 주요 경영진 13명이 주총장을 지키며 사업 현황과 미래 전략을 설명하는데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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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장 인사말을 통해 제품 경쟁력 및 기술 리더십 제고,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주주들의 지지와 응원을 당부했다. 사진=삼성전자 |
◇ 신제윤·조혜경 사외이사 신규 선임
한 부회장은 의장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반도체 산업의 업황 둔화로 경영 여건이 어려웠지만 지속성장을 위한 연구개발과 선제적 시설투자를 강화하는 등 제품 경쟁력과 기술 리더십 제고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며 "재생에너지 전환을 비롯해 자원순환형 소재 적용 등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임직원과 협력사, 사업 파트너,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인권 존중의 책임을 확대하고 지역사회와의 나눔에도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과는 인터브랜드 평가로 대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평가 기준 914억달러로 글로벌 톱5위 위상을 유지했다. 같은 기준으로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주주 중시 경영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게 한 부회장의 각오다.
그는 "올해도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차세대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면서 미래 핵심 키워드인 AI(인공지능), 고객경험, ESG 측면의 혁신을 이어가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조기 발굴할 수 있는 조직과 추진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주주들에게 지지와 응원을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한 부회장 인사에 이어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에 대해 심의 및 표결을 진행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조혜경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사외이사진에 장관급 정통 금융 관료가 포함된 것은 신 전 위원장이 처음이다. 신 전 위원장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과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을 거쳐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또 다른 사외이사 조 교수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이사, 제어로봇시스템학회 부회장, 한국로봇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30년 경력의 로봇 전문가다.
이에 따라 신 전 위원장은 글로벌 경제 리스크 관리 및 전략에서 금융·재정 전문가다운 조언을, 조 교수는 로봇사업 강화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2대주주인 국민연금은 두 사람에 대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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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주주총회에서 사업전략을 공유하고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사진=삼성전자 |
◇ 모든 디바이스에 삼성 AI 본격 적용
DX부문은 △삼성 AI를 통해 개인화된 디바이스 인텔리전스 △기존에 없던 최고의 멀티 디바이스 경험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모든 디바이스에 AI를 본격적으로 적용해 고객에게 생성형 AI와 온바이스 AI가 펼쳐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 하에 △스마트폰, 폴더블, 액세서리, XR 등 갤럭시 전제품에 AI 적용 확대 △차세대 스크린 경험 위해 AI 기반 화질·음질 고도화, 한 차원 높은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 전개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통해 일반 가전제품을 지능형 홈가전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전사적 AI 역량을 고도화해 차세대 전장, 로봇, 디지털 헬스 등 신사업 육성을 적극 추진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홈·모바일·오피스를 망라한 삼성의 다양한 디바이스는 많이 연결하고 자주 사용할수록 더욱 똑똑해지고 고객을 잘 이해해 더 큰 가치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갤럭시폰의 리모콘하로 집안 모든 기기를 편리하게 제어 △스마트 가전 및 IoT 솔루션 통해 최적의 수면 환경 제공 △기기 사용 패턴 및 알림을 통해 가족의 응급 상황 손쉽게 확인 △기기 안의 AI로 절약·절전 모드를 최적화해 최대 20%까지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
대표 보안 솔루션 '녹스'를 기반으로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트홈 생태계를 안전하게 보호해 주는 '녹스 매트릭스'는 다양한 삼성 기기를 프라이빗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구성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외부 보안 공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녹스 볼트는 칩에 내장되는 보안 솔루션으로 홍채나 지문 인식, 암호와 같은 디바이스 안의 중요 데이터를 격리 저장하여 물리적인 침입에도 안전하다.
DS부문은 HBM 시장 주도, 기흥 R&D단지 20조원 투자 등으로 사업 경쟁력 확보 및 초일류 기술 리더십 강화를 추진한다.
메모리는 12나노급 32Gb DDR5 D램를 활용한 128GB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12단 적층 HBM 선행을 통해 HBM3과 HBM3E 시장의 주도권을 찾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D1c D램, 9세대 V낸드, HBM4 등과 같은 신공정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개발해 다시 업계를 선도하고 첨단공정 비중 확대 및 제조 능력 극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파운드리는 업계 최초 GAA 3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AP 제품의 안정적인 양산을 시작하고, 2025년 GAA 2나노 선단 공정의 양산을 준비할 계획이다. 오토모티브, RF(Radio Frequency) 등 특수공정 완성도와 4·5·8·14나노 공정의 성숙도 향상으로 고객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다.
시스템LSI사업부의 SoC(System on Chip)사업은 플래그십 SoC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오토모티브 신사업 확대 등 사업 구조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또 이미지센서는 일관 개발·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픽셀 경쟁력을 강화한 차별화 제품으로 다양한 시장 진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LSI는 DDI(Display Driver IC), PMIC(Power Management IC)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SCM 효율을 높여 원가 경쟁력을 개선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미래를 위한 다양한 신사업 준비에도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지난해 시작한 어드밴스드 패키지(Advanced Package) 사업은 올해 2.5D 제품으로 1억불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2.xD, 3.xD, Panel Level 등 업계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고객과 함께 개발하여 사업을 성장시킬 계획이다.
SiC(실리콘카바이드)와 GaN(질화갈륨) 등 차세대 전력 반도체, AR 글래스를 위한 마이크로 LED 기술 등을 적극 개발해 2027년부터 시장에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V낸드, 로직 FinFET, GAA 등 초일류 기술을 통해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업계 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춰 왔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을 선행해서 도전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기흥 R&D 단지에 20조원을 투입하는 등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지속적으로 늘려 첨단기술 개발의 결과가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하고, R&D 투자를 통해 얻어진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투자 및 체질 개선 활동을 강화해 선순환 구조 구축을 달성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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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이 응원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 상생마켓, C랩, SSAFY…주주체험 강화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처음으로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주주들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변하며 소통 강화에 노력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을 비롯해 최고재무책자(CFO), 최고기술책임자(CTO), 각 사업부장이 단상에 올라 구체적이 사업 현황과 전략 등 주주들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변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자사 대표 사회공헌 및 상생 활동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도 준비했다. 주총장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을 통해 제조 및 기술 노하우를 전수받은 중소기업 12개사의 제품 전시·판매를 위한 '상생마켓'이 들어섰다. 산업용 보호구를 만드는 '오토스윙', 비누를 제조하는 '크리오디엔에스', 저자극 두피진정 샴푸를 제조하는 '에코바이오 의학연구소' 등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통해 작업 효율이나 생산성이 향산된 업체들이 소개됐다.
뿐만 아니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운영 중인 C랩이 육성한 스타트업 △CES 2024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AI 기반 커머스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랩' △AI 기반 맞춤형 탈모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비컨' △투명도를 조절하는 스마트 윈도우 '뷰전' △불안 증세를 완화해주는 스마트 조끼 '돌봄드림' △생성형 AI 기반 웹툰 창작 플랫폼 '툰스퀘어' △토너 없는 점착 메모 프린터 '망고슬래브' △디지털 타투 솔루션 '프링커' 등 7개사를 소개하는 전시 공간도 선보였다.
이외 청년들의 SW 교육을 지원하는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와 자립준비청년들의 홀로서기를 돕는 '희망디딤돌' 등 삼성전자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부스도 마련했다. 삼성전자의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희망별숲' 쿠키 및 마들렌도 주총장에 제공됐다. '희망별숲'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3월 발달장애인들의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설립한 곳으로, 제작한 쿠키를 주주총회 케이터링으로 활용하면서 상생의 의미를 재조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주총 시작 전에 상생 활동을 담은 영상을 송출해 주주들에게 △주요 상생 프로그램별 사내외 관계자들의 감사 메시지 △갤럭시S24/스마트싱스 등 사용법 소개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희망디딤돌/스마트공장/C랩 등 사회공헌 활동 소개 △사업전략 소개 △주총 운영방식 변경 안내(통합표결) 등으로 구성된 40분짜리 영상을 반복 송출했다. 이날 주총 현장 참석자는 600여명으로 집계됐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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