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2월 17일(현지 시각), 미국 유력 경제지 포브스는 DMV 보고서에서 자율주행이 해제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주행한 거리를 측정한 결과, 구글 산하의 웨이모(Waymo)가 2만 9,425마일(약 4만 7,355km)로 1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2위는 2만 8,520마일(약 4만 5,899km)을 기록한 GM 산하 크루즈(Cruise)이다.
자율주행차의 시험 주행 거리 데이터가 점점 늘어나면서 이른 시일 내에 자동차의 자율주행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광주에서 국내 처음으로 사람이 타지 않고 주행하는 이른바 '무인 저속 특수 차량' 실증 운행이 시작하는 등, 국내에도 많은 개발과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자율주행차 시대의 본격 개막이 예고되면서 반도체 산업도 덩달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 자동차는 반도체 칩이 200~300개 정도 탑재되지만,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조건부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3 이상 자율주행차에는 2,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차량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0년 450억 달러(약 50조 원)였다. 그리고, 향후 차량 반도체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2040년까지 1,750억 달러(약 194조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IHS Markit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춤했지만, 올해부터 전기차 열풍에 힘입어 장기적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노리고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에 활용되는 반도체

[사진자료: 삼성전자]
한편,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뉜다.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반도체를 말한다. 메모리 반도체는 기억이나 기록 능력을 전자적 수단에 의해 실현하는 장치이며, 휴대폰, PC 등에 들어가며, 자율주행차의 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DRAM의 역할(멀티 OS 지원, 연결성,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실시간 데이터 전송 & 빅데이터 프로세싱, 딥러닝 등)과 NAND의 역할(고정밀 지도 HD-map, 안전 기록, 멀티 OS, 백업, 텔레매틱스 등)이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용량 증대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자율주행차 한 대에는 최대 DRAM 80GB, NAND 1TB의 용량을 지닌 메모리 반도체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자율주행차에 필수로 꼽히는 차량용 반도체는 비메모리 반도체다. 전문가들은 미래 모빌리티를 '바퀴 달린 이동식 스마트폰’으로 표현한다.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이 ‘IT와 반도체 산업’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기존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부품이 자동차의 생명이었다면 미래 모빌리티는 반도체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와는 달리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연산, 추론 등의 목적으로 제작된 반도체이다. 다른 말로 '시스템 반도체'라고 부르기도 한다. 컴퓨터의 두뇌로 불리는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에서 CPU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차량용 반도체, 전력용 반도체, 이미지 센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는 차량의 엔터테인먼트부터 사용자 편의성, 터치패드 컨트롤러 등에도 반도체가 쓰이면서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도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2019년, 시스템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2030년까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세계 1위를 달성하고, 팹리스 세계 시장 점유율을 1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어떤 기업들이 우위를 차지하고, 또 어떤 기술이 개발될까? 자율주행차에 관심이 있다면,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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