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데이터 시장이 성장하면서 데이터 활용뿐만 아니라 데이터 보호의 중요성도 함께 부각된다. 데이터 보호를 위한 수단으로 가장 많이 채택하는 기술 중 하나는 바로 암호기술이다. 그러나 해외의 어느 한 암호기술 전문 기업이 '데이터 자유화'라는 모토를 내걸었다. 데이터 보호화 데이터 자유화라는 개념은 얼핏 보면 정반대 개념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두 개념이 어떤 연관성을 지녔을까? 암호기술 전문 기업 크립토랩(CryptoLab)의 사례로 암호기술과 양자 보안(Quantum-Safe Security)에 대해 알아보자.

양자 보안은 양자컴퓨터로 소인수분해를 이용한 공개키 암호 방식이 무력화되면서 떠오른 새로운 암호기술이다. 크립토랩은 양자 보안 방식 중 소프트웨어 기반의 양자내성 암호(PQC, Post-Quantum Cryptography) 전문 기업이다. 기존 암호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많지만, 크립토랩은 세계 최초로 동형암호 기술을 사용한 차세대 암호체계의 원천기술 보유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형암호는 PQC에서 새로운 암호를 만드는 것에서 출발한 것으로, 수학적으로 풍부한 구조를 갖고 있어 기존 암호체계에 없던 계산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크립토랩 측의 설명이다.
동형암호를 적용하여 개발한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가 바로 ‘혜안(HEaaN.STAT)’이다. 혜안은 데이터가 가장 안전한 상태일 때 가장 활용하기 좋다는 점을 이용하여 데이터 유출 위험을 완전히 차단하면서 데이터를 결합하고 분석하는 기술이다. 혜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의 암호화 기술에만 집중하여 데이터를 보호하고 소유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같이 접목하여 데이터 경제의 핵심을 놓지 않기 때문이다. 데이터 보호를 바탕으로 혜안을 이용해서 데이터를 통계분석하는 기술에 더 큰 목표를 두고 있다.
동형암호의 원천기술을 가진 크립토랩은 학계는 물론 산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2019년도부터 LG유플러스와 손을 잡고 양자 보안 기술을 개발하여 통신에 적용했다. 그리고 이듬해, 디지털 뉴딜사업 용역과제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1일, LG유플러스가 크립토랩에 지분투자를 밝히면서 두 회사의 양자 보안체계 확충 협력목표를 더 확고하게 보여주면서 차세대 통신보안에도 양자 보안이 역할을 할 것임을 드러냈다.
양자 보안이 당장 시급한 문제는 아니지만 양자 컴퓨팅 기술 발달에 따라 반드시 대비해야 하는 분야이다. 또, 언젠가는 지금의 암호체계가 완전히 무너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게다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문화가 보급된 현재, 보안 위협이 심각해지는 추세임을 고려해야 한다.
지금도 양자 보안 기술 개발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 역할은 데이터를 지키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가공하고 활용하는 것까지 점점 범위가 확장될 것이다. 이처럼 동형암호를 비롯한 양자 보안은 앞으로의 데이터 시장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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