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5·폴드5(이하 플립5·폴드5)의 가격이 최대 10만원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부품원가의 상승을 고려하면 이번 인상은 비교적 낮은 편이며, 이에 대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이 전년 대비 30% 상승한 영향이 크다. 그러나 이러한 기조가 계속된다면 신제품 출고가가 계속해서 상승하여 소비자의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모바일AP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AP는 스마트폰의 중심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으로,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등이 통합된 시스템온칩(SoC)에 포함된다. 동일 기간 내 카메라모듈 가격도 1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바일AP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모바일·가전·TV) 부품 매입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로 인해 삼성전자에게 가격 인상은 치명적일 수 있다. 올 상반기만 모바일AP 매입 비용으로 5조 7457억원(전체 매입액의 17.7%)을 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8% 증가한 수준이다. 동일 기간 카메라모듈 매입 비용은 2조 7460억원(8.5%)이었다.
모바일AP의 원가 비중은 제품에 따라 10~2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작년 출시된 갤럭시Z폴드4의 모바일AP 단가는 140달러(약 19만원) 정도였는데, 올해 상승을 고려하면 갤럭시Z폴드5의 AP 가격은 180달러(약 24만원)대로 추정된다.
부품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플립5·폴드5 출고가를 큰 폭으로 올리지 않았다. 플립5의 256GB 모델과 512GB 모델 가격은 각각 139만9200원, 152만200원이며, 전작 대비 약 5만원(8.68.9% 상승)이었다. 폴드5는 각각 209만7700원, 221만8700원으로 10만원(5.86.1% 상승) 가량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AP와 카메라모듈 가격 상승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사실상 동결된 수준이라는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 있다.
모바일AP 가격 상승의 이유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공급 물량 확보의 어려움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인공지능) 붐으로 GPU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바일AP 생산 캐파시티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신제품 출고가 인상의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원가 상승 경향이 지속된다면, 삼성은 신제품의 가격을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S24 시리즈의 경우에도 출고가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부품 원가 상승의 추세로 인해, 삼성전자도 출고가를 높이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추는 것이 필요한 상황에서 삼성도 고민 중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