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생명존중·자살예방 위한 1000인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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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교인연대가 30일 한국생명운동연대와 함께 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법화사에서 '생명존중·상생평화 세미나'를 열었다. ⓒ한국종교인연대 |
한국종교인연대가 30일 한국생명운동연대와 함께 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법화사에서 '생명존중·상생평화 세미나'를 열었다.
한국종교인연대(상임대표 김대선 교무, 무원 스님, 염상철 선도사)는 1999년 한국의 7대종단이 중심이 되어 설립된 세계적인 종교연합기구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생명운동연대(공동대표 조성철, 무원 스님)와 함께 공동 주관되었으며, 종교 간 연대를 통해 자살률 1위라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극복하고, 사회 전반에 생명존중의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실천적 방안을 모색하는 취지로 개최됐다. 7대 종단(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민족종교)의 종교 지도자들과 생명운동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 10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개회사에 나선 조성철 공동대표는 “이제는 종교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생명을 지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고, 무원 스님은 “고통받는 생명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종교의 본령”이라고 밝혔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축사를 통해 제주가 생명과 평화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 잡길 희망하며 행사 취지를 격려했다. 법화사 도성 스님은 환영사를 통해 “종교와 이념, 세대와 지역을 초월한 연대가 오늘 이 자리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이 한국 사회 전체로 확산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김대선 상임대표는 “생명은 나와 너, 종교와 종교의 경계를 넘어 함께 지켜야 할 공동의 가치”라며, “종교는 생명과 평화를 위한 ‘소금과 목탁’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는 두 개의 주제 발표로 이어졌다. 이범수 동국대학교 교수는 “자살예방은 종교계의 사명이자 사회적 과제”라며, 종교가 지역공동체의 중심에서 시민사회와 연대하고, 디지털 시대에 적응해 새로운 방식으로 생명운동을 펼쳐야 함을 역설했다.
이어 최영갑 전 성균관유도회 회장은 “급변하는 시대에 종교가 상생과 평화를 실현하는 축이 되어야 하며, 갈등과 혐오에 맞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진행된 종합토론에는 전영록 제주관광대 교수, 양두석 안실련 자살예방센터장, 김현호 성공회 신부, 윤창원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가 참여해 종교계의 생명 살리기 역할, 자살 유가족의 지원,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캠페인 전략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논의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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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제주에서 종교계 1000명이 뜻을 모아 채택한 '생명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1000인 선언문' 발표가 이어졌다.ⓒ한국종교인연대 |
또한 세미나를 마치고 종교계 1000명이 뜻을 모아 채택한 '생명 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1000인 선언문' 발표가 이어졌다.
선언문은 불교, 기독교, 천주교, 천도교, 유교, 이슬람, 민족종교, 원불교 성직자와 신도들 1,000명이 참여했으며, △자살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생명은 반드시 보호받아야 한다 △종교인은 지역공동체의 연결자이자 생명지킴이로서, 외롭고 힘없는 이웃들을 먼저 돌본다 △혐오와 배제를 넘어서 다양성과 상생, 회복의 문화를 실천한다 △지역사회, 지자체, 보건기관, NGO와 연대해 생명지킴이 네트워크를 촘촘히 구축한다 △자살 유가족, 특히 청소년 및 이주민 유가족을 위한 맞춤형 지원과 치유 활동에 힘쓴다 △설교, 설법, 강론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온라인 법회, 미사, 예배, 유튜브·팟캐스트 등 디지털 콘텐츠로 생명 메시지를 널리 확산한다 △시민참여형 캠페인(생명서약운동 등)을 통해 청년세대와 함께 행동으로 생명운동을 실천한다 △자살에 대한 ‘공소권 없음’ 처분이 진실규명을 막고 사회적 책임을 흐리는 제도임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 등의 핵심 내용을 담았다.
염상철 한국종교인연대 상임대표는 이날 “이 선언이 단지 문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서 실제로 실천되는 운동으로 확산되도록 힘을 모으자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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