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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英 엘리자베스 여왕 연설문 작성...인간 대체할 수 있을까?

박병화 / 기사승인 : 2020-12-28 17: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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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8일(현지 시각), 영국의 주요 일간지 가디언에 올라온 기사 한 편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바로 "로봇이 이 기사 전체를 작성했다. 인간이여, 지금도 두려운가?"라는 제목의 사설 칼럼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인간이 아니다. AI 연구소 오픈AI(OpenAI)의 인공지능 언어 모델 GPT-3이다.

GPT-3이 작성한 기사는 전 세계 구독자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인공지능이 훌륭한 글을 작성한 것은 단 한 차례의 우연이었을까? 이에, 글로벌 월간지 와이어드가 GPT-3 등 다양한 인공지능 언어 모델을 이용해,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크리스마스 연설문을 작성하도록 명령했다. 여왕의 연설문도 훌륭하게 작성했을까?

GPT-3의 연설문 작성 능력은?
매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은 크리스마스 방송으로 연설하며, 주로 국민의 정서에 따라 한 해의 성과를 축하하기도 하고 손실을 기록한 부분에 한탄하기도 한다. 즉, 인공지능이 한 해의 다양한 사건과 국민의 정서를 완벽하게 파악해야 좋은 연설문을 작성할 수 있다.

우선, 와이어드는 전문 컨설팅 업체 울프 컨설팅(Woolf Consulting)의 매튜 커쇼(Matthew Kershaw)의 도움을 받아 GPT-3로 연설문을 작성했다. GPT-3는 대략 A4 용지 반 장도 안 되는 매우 짧은 분량의 연설문을 작성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GPT-3의 연설문이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GPT-3는 연설문에서 코로나19와 같은 중대한 사건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몇 개월간 힘겨운 시기를 보낸 사실을 언급하며, 함께 힘을 합쳐 문제를 극복할 것을 제안했다. 무엇보다도 GPT-3가 작성한 문장의 문법 자체에는 큰 오류가 없다.

그러나 커쇼는 짧은 글에서도 방송에서 말하기에는 일부 부적절한 표현이 사용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글의 인공지능 언어 모델, 연설문 작성 능력은?
그다음에 와이어드는 과거, 인공지능 작성 언어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마케팅 컨설팅 업체 타이니 자이언트(Tiny Giant)의 케리 해리슨(Kerry Harrison)의 도움을 받아, 다른 인공지능 언어 모델로 연설문을 작성했다.

이번에는 구글이 공개적으로 배포한 인공지능 언어 모델 '텐스플로우(TensorFlow)'와 '콜랍(Colab)' 라이브러리를 사용해 연설문을 작성했다. 이번에는 GPT-3보다 조금 더 긴 연설문을 작성했다.

작성 결과, 인공지능은 2020년 한 해의 상황을 적절하게 언급했다. 연설문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은 점,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식당에서의 식사나 쇼핑 등 일상적인 야외 활동과 함께 많은 사람과 어울리지 못한 아쉬움 등을 표현했다.

이어, 백신 개발 사실을 언급하며, 코로나19와의 긴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도 함께 전달했다. 내용 자체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일부 교정 전문가는 여왕의 연설문으로 사용하기에는 매우 부족한 글이라고 평가했다. 전체적인 어법이나 문법 구문 등을 분석했을 때, 실력이 없는 사람이 외국어 글을 번역한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부자연스러운 표현과 어색한 어법 등이 여러 문장에서 발견됐다.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 인공지능으로 연설문을 작성한다면?
마지막으로 와이어드는 에딘버러대학교 디지털문화유산 교수 멜리사 테라스(Melissa Terras)와 영국 AI 연구소인 튜링 연구소(Turing Institute)의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구원인 데이비드 비반(David Beavan) 박사에게 인공지능으로 여왕의 연설문을 작성할 것을 문의했다.

이번에는 A4 용지 2장 분량의 연설문을 작성했다. 본격적으로 연설문을 작성하기에 앞서 비반 박사는 윤리적인 문제를 먼저 확인했다. 그리고, 여왕의 과거 연설 방송과 와이어드가 보도한 코로나19와 관련된 여러 기사를 함께 이용해, 인공지능 시스템을 훈련했다. 사전 훈련 과정을 거쳤으니 더 훌륭한 연설문을 작성할 수 있지 않을까?

문장의 전반적인 문법 및 구조 자체는 제법 훌륭했다. 그러나 내용적인 측면에서 다소 이상한 부분이 있었다. 이에, 비반 박사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개발자로서 더 나은 데이터 소스를 택하고, 인간이 항상 논의하면서 인공지능 언어 모델의 글쓰기 능력에서 발견된 문제를 개선할 수 있으리라 언급했다.

결론
커쇼는 "인공지능의 글쓰기 실력이 과거보다 나아졌지만, 여왕을 대체하거나 여왕의 연설문 작성자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와이어드는 세 편의 연설문을 분석한 뒤, 인공지능 시스템이 순서에 맞게 단어를 배열하면서 문장을 작성하는 능력 자체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설문 세 편 모두 내용이나 어법, 표현 등이 어색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인공지능이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글을 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인공지능으로 글쓰기 활동을 하고자 한다면, 데이터 소스 선택 및 윤리 문제 등에서 인간이 더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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