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현지 시각), 일본 소프트뱅크와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 대기업 알리바바의 지원을 받은 중국 내 유망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센스타임(SenseTime)이 홍콩증권거래소(Hong Kong Stock Exchange) 주식 상장을 신청했다.
2014년 설립된 센스타임은 그동안 자율주행 운전 플랫폼과 데이터 분석 데이터, 기기 전력 공급 플랫폼 등을 개발하고, 안면 인식 기술과 자율주행 기술로 유명해지면서 중국 내 최고 가치를 지닌 AI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2억 5,5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92% 성장이라는 놀라운 실적을 발표했다. 꾸준한 성장세에 힘입어 야심 차게 홍콩증권거래소 주식 상장을 준비했다.
그러나 미국 온라인 테크 매체 쿼츠는 센스타임의 홍콩 주식 상장 실패를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문제 원인은 미국과 중국 양국의 규제 검토 강화이다.

중국 정부 규제 무서워하는 센스타임
최근 들어 중국 내 여러 테크 기업이 중국 규제 당국의 단속 강화로 타격을 받으면서 갈수록 불확실한 상황에 처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기업은 중국판 우버라고 불리던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디디추싱이다. 디디추싱에 앞서 지난해, 알리바바의 마윈이 이끌던 앤트 그룹도 홍콩증권거래소 주식 상장이 돌연 취소됐다. 이에, 테크 업계에서는 정부 규제 때문에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센스타임도 중국 내 테크 업계 주요 기업의 상황을 관측하고,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호를 앞세워 갈수록 복잡해지는 법률과 정부의 엄격한 규제를 주식 상장 성공의 변수로 예측했다. 특히, 9월 1일 자로 시행되는 데이터 보안법(Data Security Law)의 규정과 오는 11월이면 시행될 개인정보 보호법(Personal Information Protection Law)을 우려했다.
두 법률 모두 개인 데이터 통제권을 국가 자산이자 경제 생성의 핵심 자원으로 보는 중국 정부의 관점을 반영했다. 중국 정부가 공개적으로는 '개인정보 보호'를 외치면서 실질적으로는 정부의 권리 확대와 경제를 위해 언제든지 주식 상장을 문제 삼을 수 있다.
정부의 사이버 보안 법안 초안도 주식 상장 성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00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이 해외 주식 상장에 앞서 데이터 보호 관련 보안을 검토할 것을 요구하는 법안이다. 향후 테크 기업의 규제 강화를 더 강화할 수 있는 요소로 언급되는 법안이기도 하다.
센스타임 측은 "사이버 보안과 개인 정보 보호 규정을 시간에 따라 준수하지 못한다면, 정부의 법률 집행 대상이 돼, 당국의 조사와 과징금 부과, 문제가 된 사업 운영 중단과 같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 지정
그러나 센스타임은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만 우려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 정부의 규제도 이번 주식 상장 실패 요인이 될 수 있다.
2019년, 센스타임의 계열사 한 곳이 중국 서부 신장지구의 이슬람 신도로 구성된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 탄압에 일조하면서 미국 정부의 무역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 정부는 센스타임 계열사는 중국 정부에 안면 인식 기술을 제공하면서 위구르족 감시를 도운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블랙리스트로 지정했다.
중국 정부와 센스타임 모두 위구르족 탄압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나 센스타임의 계열사는 지금도 미국 제품과 소프트웨어, 기술에 일절 접근할 수 없다.
센스타임은 주식 상장 당시 미국 정부의 무역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계열사가 안면 인식 사업 부분에서 완전히 효과적으로 경쟁을 펼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언급하는 한편, 위구르족 감시 기술 논란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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