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웨일스 남부지역인 카디프(Cardiff) 지역 경찰이 17일(현지 시각) 비욘세 콘서트에 앞서 콘서트 도중 실시간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사실을 보도했다. 카디프 경찰은 인종에 따른 선입견과 인권 침해 우려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안면 인식 기술 사용 계획을 고수하여 논란이 되었다.
웨일스 경찰 대변인은 콘서트 당일, 콘서트장이 아닌 도시 중심지에서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복잡한 길거리에서 현상수배범을 식별하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안면 인식 기술 사용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다라 머레이(Daragh Murray) 퀸매리대학교 법학교수는 카디프 경찰의 실시간 안면 인식 기술 사용 결정이 콘서트와 같은 행사에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는 감시 기술 사용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또, 어떠한 대중적 논의가 없는 상태에서 감시 기술을 채택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머레이 교수는 “실시간 안면 인식 기술이 콘서트나 럭비 경기 현장에서 유용하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 그러나 인권 침해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실시간 안면 인식 기술이 필요한 이유를 설득할 만한 주장은 경찰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카디프 경찰은 2020년, 실시간 안면 인식 기술 사용 행위가 인권 침해에 해당하며, 안면 인식 기술 소프트웨어의 성별 혹은 인종 기준 차별 여부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소송에서 패소한 적이 있다.
패소 후 한동안 기술 사용을 중단했으나 지난해 4월, 국립 물리학 연구소(National Physical Laboratory)가 안면 인식 카메라로 스캔한 인물 정보를 잘못 식별할 확률은 1/6,000이라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자 실시간 안면 인식 기술 사용을 재개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FIM 스피드웨이 그랑프리(FIM Speedway Grand Prix) 개최 당시에도 실시간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했다. 당시 경찰은 현상수배범 245명의 사진과 그랑프리 현장 주변을 오간 시민 2만 929명의 얼굴을 대조했으며, 기술 사용 후 별도의 경고나 대응, 체포 사례는 없었다.
한편, 국립 물리학 연구소의 보고서 발표 이후에도 실시간 안면 인식 기술 사용 우려는 계속 제기되었다. 지난해 케임브리지대학교 산하 마인더루 기술 및 민주주의 연구소(Minderoo Centre for Technology and Democracy)는 윤리적 표준과 인권법 침해를 지적하며, 공공장소에서의 안면 인식 기술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연구소 측은 행인을 대상으로 한 인종 편견 및 프라이버시 침해를 언급하며, 길거리와 공항 등 공공장소의 안면 인식 기술 구축 금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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