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 장비 수급 국내 장비사 협력

[CWN 김정후 기자] SK그룹이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시키고 HBM(고대역폭메모리) 공정 국산화를 시도하는 등 안팎으로 쇄신에 나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그간 한달에 한번 평일에 개최하던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를 토요일에 2주 간격으로 열기로 했다. 토요 사장단 회의로도 불리는 이 회의는 지난 2004년 7월 주 5일 근로 제도가 시행된 이후 사실상 폐지됐다. 업게 일각에선 토요 사장단 회의 부활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년사 당시 주문한 ‘해현경장(解弦更張)’ 경영의 연장행보로 분석했다. 해현경장은 ‘거문고 줄을 고쳐 매다’는 뜻으로 내실을 강화할 때 주로 사용되는 사자성어다.
업계 관계자 발언을 종합할 때 SK가 부활시킨 토요 사장단 회의는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수펙스) 의장을 중심으로 SK·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핵심 계열사 사장이 모두 참석해 그룹 경영 전반을 논의한다. 부활한 이 회의는 주요 업무를 맡은 임원들의 대면 보고도 대폭 확대해 과거 회의와의 차별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SK의 쇄신 행보는 핵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HBM 장비 수급 다변화’를 통해서도 유추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HBM 필수 공정에 사용되는 △HBM용 웨이퍼 검사 장비 △본딩 장비 △실리콘관통전극(TSV) 계측 장비 △HBM 테스트 장비를 모두 ‘국산’으로 교체한다. 당초 해당 장비들은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 해외 장비사에서 수입이 이뤄졌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기술로 불리는 하이브리드 본딩에도 국산 장비 도입을 타진한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웨이퍼 상·하를 구리로 직접 연결하는 기술로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오는 2026년 양산 예정인 ‘HBM4’부터 적용을 검토 중이다. 적용에 성공한다면 해외 기업이 주도했던 본딩 분야를 국내 기업이 선도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장비 수급 다각화는 HBM 수요 급증에 따른 신속 대응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다. 이에 반도체 장비 업계도 모처럼 훈풍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불어닥친 ‘반도체 한파’로 해당 산업을 이끄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적자를 면치 못했다. 반도체 장비 업계도 마찬가지로 고초를 겪었으나 장비 국산화 등 SK 발(發) 쇄신에 수혜를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한편 SK의 쇄신 작업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해 12월 말 SK는 최창원 그룹 부회장을 수펙스 의장에 선임하며 경영 체제에 변화를 시대했고 50대 젊은 경영인을 전면에 배치하는 작업을 단행했다.
CWN 김정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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