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2일, 민주당은 새 당 대표를 선출한다. 이번 당대회는 단순한 당내 경선을 넘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집권 여당의 중심을 세우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제 민주당의 대표는 야당 시절의 투쟁형 리더가 아닌, 국정을 함께 이끌고 책임지는 정치적 동반자이자 개혁의 실천 파트너로서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단지 '누가 가장 선명한가'보다, '누가 대통령의 개혁과 통합 정책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우선 당연한 과제로써 ‘내란종식’의 완수는 이번 당 대표에게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12.3 계엄 음모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민주주의 수호의 염원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민주당 당 대표 후보들 모두 내란 종식에 대해 결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단지 정치적 구호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입법을 통해 법적·제도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수 있어야만 비로소 내란 종식은 완성된다. 최근 관련 법안이 발의된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으며, 여야 합의를 통한 국회 통과까지 이어진다면 민주주의 회복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민주당이 정부 개혁 정책의 실현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으로 어떤 방향을 취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개혁은 대통령 혼자의 힘으로 이뤄낼 수 없다. 행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민감한 정치적 결정들,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 민생 과제들, 때로는 부담스러운 인사 이슈에 있어서 여당 대표의 정무적 판단력은 정부를 뒷받침하는 핵심이다.
최근의 장관 인사 과정에서 발생한 여론 이탈 현상은, 단지 한 명의 인사 문제가 아니라 당이 민심을 어떻게 감지하고, 정무적으로 대응하느냐의 시험대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정치인은 민심을 감지하고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조용히 질서를 정리하고 물러날 시점을 제시하는 태도를 취했고, 또 다른 정치인은 진영의 충성을 강조하며 끝까지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국민이 신뢰한 쪽은 말보다 균형 있고 책임 있는 태도를 취한 리더였다.
여당 대표는 대통령보다 먼저 민심을 마주하는 자리다. 때로는 대통령이 하기 어려운 말을 대신하고, 대신 민심의 언어로 정국을 조율해야 할 역할이다. 비판과 충성을 조율하며, 정책과 정무를 연결하는 능력, 그것이 집권 여당 대표의 실력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상황을 정리할 줄 아는 사람이다. 단호함과 유연함을 함께 갖춘 인물, 민심의 흐름을 감지하고 제도화로 이끄는 정치인, 그것이 개혁정부의 성공을 만드는 리더십이다.
더 나아가 여당 대표는 국민 통합형 거버넌스를 조직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협치’는 야합이 아니다. 서로 다른 이해를 가진 집단들이 공동의 해법을 찾아가는 정치의 기본 조건이다. 당 대표는 특정 지지층에만 호소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양한 입장을 통합하고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개혁을 말로 외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개혁을 제도화하고 설득하고 실행해낼 수 있는 사람. 때론 한발 물러서더라도 전체를 살릴 줄 아는 정무적 안목을 가진 사람.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그런 리더다.
이번 당 대표 선출은 단기적 구호나 대결이 아니라, 민주당이 향후 1년 동안 국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내란 종식’에 대해 누구나 말하지만, 정작 개혁을 실현하고 민생을 설득할 정무적 실천력은 누구에게 있는가에 대해 깊이 판단할 필요가 있다.
말의 선명함보다 중요한 것은 행동의 신중함과 결과의 책임감이다. 언제 단호하게 나서고, 언제 조율할지를 아는 정치적 균형감각이야말로 여당 대표에게 요구되는 덕목이다. 대통령의 개혁을 함께 완수하고, 필요할 땐 민심과 정권 사이를 이어주는 리더. 그런 리더야말로 지금, 이 시기 민주당에 꼭 필요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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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국가전략연구소
저스피스 상임이사
전)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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