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면적으로는 국민 절대다수의 지지를 얻는 정권이 국가를 통치하더라도 불만의 목소리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심지어 표현의 자유가 억압된 독재 국가에도 극소수라도 정부 비판 세력이 존재한다. 민주주의 국가로 가면, 국민이 정부를 비판하는 사례를 훨씬 더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유럽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경제 전문 방송사 CNBC는 스페인 IE대학교 산하 국가 통치 변화 센터 연구팀의 조사 결과를 인용, 다수가 자국의 국회의원 수 감소를 원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이 국회의원을 대체하기를 바란다고 보도했다.
조사는 유럽 11개국 국민 2,76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응답자 51%가 국회의원을 AI로 대체하기를 원한다고 답변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IE 대학교 산하 국가 통치 변화 센터 소장인 오스카 존슨(Oscar Jonsson)은 센터의 주요 연구 결과를 함께 언급하며, 지난 수십 년 간 국가 통치 측면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도가 대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존슨 소장은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 주된 원인으로 정치적 양극화 심화, 극단적 정보 분열 등과 함께 발생한 정치인 불신을 주된 원인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응답자 국적에 따라 찬반 의견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스페인인 66%와 이탈리아인 59%, 에스토니아인 56%가 AI의 국회의원 대체에 찬성했다. 반대로 영국과 네덜란드, 독일 출신 응답자는 절반 이상이 AI가 국회의원을 대체하는 것에 반대했다.
이번 설문 조사와 관련,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다. 바로 응답자 상당수가 AI의 한계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AI가 국회의원을 대체하기를 바란다고 답변한 사실이다.
물론, 설문 조사 참여자 다수가 인지한 바와 같이 AI는 차별과 편견 등 수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법률 집행 기관이 사용하는 안면 인식 기술이 유색인종 시민을 범죄 용의자로 분류한 사례와 같이 AI가 국회에 진출한다면, 형편없는 정치인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위험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AI의 정치인 대체 관련 사안을 깊이 생각했다는 점에서 일반 시민과 AI 전문가 모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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