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관계 '가교' 역할에도 선 그었지만 오히려 비중 커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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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과 트럼프 주니어. 사진=정용진 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남을 갖고 대화를 나눴다고 밟혔다. 이로써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한미 교류 구축에 있어 정 회장의 향후 역할론에 관심이 쏠린다.
정 회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귀국길에 오르는 과정에서 국내 취재진을 만나 이같은 밝혔다. 국내 정·재계 인사 중 트럼프 당선인을 만난 것이 정 회장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 식사 자리를 갖은 사실을 언급한 뒤 "10분에서 15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며 "여러 주제에 관해 심도 있는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대화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로 일관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 자리잡은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체류하며 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사업 논의 등을 진행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 기간 트럼프 주니어의 소개로 많은 인사를 만났는데, 이 중에는 트럼프 당선인 측근 및 대선 캠프 관계자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 측과 한국 재계와의 가교 역할에 대해 "내가 무슨 자격으로 하겠냐"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으나, 정작 외교 당국과 재계에서는 정 회장을 향한 기대감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친분이 두터은 트럼프 주니어는 현재 트럼프 2기 정부 인사나 정책에 깊이 관여하는 '실세'라는 점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정 회장이 향후 한미 관계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단초가 된다는 것을 그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게 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대한 강제 선언을 가능성이 높은 데다, 10∼20% 보편 관세 부과 공약 등 '미국 우선주의' 중심의 각종 공약을 한국에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응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지만 탄핵 정국의 장기화 등 국내 정치적 불안 요소로 인해 대미관계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정 회장의 역할론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정 회장의 관련 행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WN 손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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