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대내외 불확실성 극복하기 위한 '사즉생'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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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C그룹이 운영 중인 해외 파리바게트 매장들. 사진=SPC그룹 |
탄핵 정국에 고환율, 내수 침체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K-푸드 업체들이 해외로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글로벌 사업 확장으로 방향타를 잡고 있는 형국이다. CJ제일제당, 삼양식품에 이어 SPC까지 해외 생산기지 및 영업망 구축에 나섰으며, 여타의 업체들도 수출 실적 확대를 위한 행보로 분주하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미국 텍사스주 존슨 카운티에 속한 벌리슨 시를 제빵 공장 후보지로 정하고 지방 정부와 투자 계획 및 지원금 등에 대해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이 건립되면 그룹의 최대 해외 생산 시설이 될 전망이다.
SPC그룹이 건립 예정인 미국 제빵 공장은 파리바게뜨 매장이 확산 중인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향후 진출하는 중남미 지역까지 베이커리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생산 시설이다. 투자 금액 약 1억6000만달러(약 2300억원) 규모이며, 토지 넓이 약 15만㎡(4만5000평)에 달한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해외 14개국에 6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이 중 미국과 캐나다에 매장 200여개가 포진해 있다. 이번 텍사스 공장을 기반으로 오는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매장을 1000개까지 늘릴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때마침 파리바게뜨 글로벌 조직에 AMEA 본부(아시아태평양·중동·아프리카 본부)를 신설하는 등 글로벌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올해 초 본격적으로 가동 예정인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제빵 공장 완공을 앞두고 이번 인사를 실시한 것인데, 이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평소 지론인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를 향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에 뒤질세라 CJ제일제당도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적극적이다. 이미 현지 자회사인 슈완스를 통해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을 건립에 나섰고,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에 축구장 16개 크기의 부지(11만 5천㎡)를 확정 짓고 첨단 자동화 공장 건립을 위한 설계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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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해외 식품 생산시설 현황. 사진=CJ제일제당 |
지난해 11월 열린 사우스다코타 공장 착공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지명한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CJ제일제당은 이 공장을 발판으로 비비고의 미국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만두시장 1위라는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전날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사업 확장'을 올해의 경영 키워드로 손꼽았다. 손 회장은 "식품·물류·엔터·뷰티 분야에 글로벌 확장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국내 사업의 내실을 다지면서 글로벌 사업을 통해 본격적인 미래 성장의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으로서는 더욱 매진해야 하는 '미션'이 주어진 셈이다.
'불닭볶음면' 신화를 쓴 삼양식품은 중국 내 생산 거점화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 저장성 자징시에 현지 생산기지를 세울 예정인데, 이를 위해 최근 해외사업 총괄법인인 삼양 싱가포르 유한회사를 설립해 647억원을 출자했다.
당초 삼양식품은 지난해 3월 밀양2공장 건설에 나서는 등 수출용 공장을 국내로 한정하려는 의지가 강했으나, 밀려드는 수출 물량을 대응하기 위해 중국에 해외 첫 공장을 짓게 됐다. 중국이 삼양식품의 최대 수출국이라는 점이 반영된 행보라는 평가다.
이밖에 롯데웰푸드는 인도 자회사인 하브모어 신공장을 짓고 인도에 빼빼로 생산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며, 농심은 올해 초 유럽 판매법인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된 내수 부진으로 해외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국내외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해외사업·수출 중심의 경영전략이 더욱 강화될 조짐"이라고 귀띔했다.
CWN 손현석 기자
spinoff@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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