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더리움 소프트웨어 강자인 ConsenSys가 약 50명의 이란 학생을 온라인 프로그래밍 과정에서 제외해 논란이 되고 있다.
ConsenSys는 뉴욕 브루클린에 본사를 둔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기술 회사다. ConsenSys Academy는 블록체인을 배우려는 학생들을 위한 블록체인 개발자 온라인 부트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외신인 코인데스크의 보도에 따르면, ConsenSys Academy는 이란 학생들에게 "최근에 저희 기록을 검토한 결과 귀하가 미국 법률에 따라 상품 또는 서비스 제공이 금지된 국가에 거주하고 있다"라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은 이란 현지 시간으로 오전 1시 30분에 발송됐다.
이로 인해 이란 학생들은 이미 대부분의 과정을 마쳤음에도 수료 증명서를 받지 못하게 됐다. 학생들은 12월 1일 프로그램이 종료되기 몇 주 전부터 강의 자료에 액세스할 수 없어 좌절감을 느끼게 됐음을 토로했다.
학생 중 한 명인 Salman Sadeghi는 “우리는 진정으로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과 권력의 관계인 오래된 제도적 관계가 새로운 형태와 제도로 전환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Mohammad Hosein Ahmadzadeh는 “ConsenSys Academy측으로부터 갑자기 강의가 차단된 것이 쓰라린 데자뷰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전에 Coursera 및 GitHub 와 같은 웹사이트 역시 이란 사용자의 액세스를 제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ConsenSys는 왜 이러한 결정을 내렸을까?

ConsenSys는 이전까지 이란 학생들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이었다. 과거에는 이란 학생들에게 985달러의 과정을 무료 제공하고, 이란 여성을 위한 장학금도 공개적으로 이야기했을 정도다. 이러한 ConsenSys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무엇 때문일까?
물론 회사 측의 정확한 내부 사정은 알 수 없지만,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국가적 문제 때문일 것으로 사료되고 있다. 미국에서 이란으로 돈을 보내는 것은 금지돼 있으며, 제재 대상 국가의 시민들에게 검열 방지 기술이나 다름 없는 블록체인을 사용하도록 가르치는 것은 더욱 민감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두달 전인 9월 암호화폐 이더리움(ETH)의 개발자인 미국인 Virgil Griffith가 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사료된다.
Virgil Griffith는 2019년 평양에서 열린 암호화폐 관련 회의에 참석해서 북한에 암호화폐 관련 기술을 전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싱가포르에 머물면서 미 국무부와 재무부가 북한 여행에 대해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미 뉴욕 주재 북한 대사관 측에서 여행 비자를 받고 지난 2019년 4월 평양 암호화폐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당시 회의에서 100여명의 북한인들에게 전문적인 암호화폐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제재회피와 자금세탁에 대한 조언을 한 혐의로 2019년 11월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으며, 미국의 국제비상경제권법과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받았다. 그는 9월 27일 법원에 출두한 지 한 시간만에 유죄를 인정했으며 재구금됐다.
코인데스크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불량 정권을 고립시키기 위한 정책 도구인 제재와 지리적 국경에 구속되지 않는 분산형 네트워크인 블록체인 사이의 잠재된 긴장을 강조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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