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등 모바일 결제 방식이 보편화되었다. 그러나 계산 전 스마트폰을 꺼내 결제 앱을 실행할 필요 없이 바로 결제를 마칠 수 있다면 더 편리하지 않을까?
영국 공영 방송사 BBC가 각종 디지털 결제보다 훨씬 더 편리한 손바닥 인식 결제 방식을 위해 마이크로 칩 이식 수술을 받는 사례를 소개했다.
신체에 마이크로 칩을 이식하고 손바닥을 스캔하는 방식은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미래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마이크로 칩 이식 자체는 1998년부터 시작됐으나 10여 년 전부터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 칩 이식 사례가 서서히 증가하자 영국계 폴란드 기업인 월렛모(Walletmor)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손바닥 스캔 기반 결제용 마이크로 칩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월렛모의 칩은 1g 미만으로 매우 가벼우면서도 쌀알 한 톨보다도 작으며, 소형 마이크로 칩과 바이오폴리머로 감싼 안테나로 구성됐다. 마이크로 칩 이식 수술 직후 바로 결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으며, 별도의 배터리나 전력은 필요하지 않다.
마이크로 칩은 NFC 기술과 전파 식별(RFID) 기술을 함께 사용한다. NFC는 스마트폰에 보편적으로 적용된 비접촉 결제 시스템의 일종이며, RFID는 물리적 비접촉 직불 카드 및 신용카드에 주로 채택하는 기술이다.
월렛모 창립자이자 CEO인 워즈텍 파프로타(Wojtek Paprota)는 “마이크로 칩 이식 수술 후 손바닥 스캔 결제 방식은 세계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 비접촉 결제 방식을 채택하는 곳 어디서나 매우 빠른 속도로 간편 결제를 완료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 칩 이식 안전성을 우려할 수도 있다. 파프로타는 월렛모의 마이크로 칩은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 안전 우려가 없으며, 한 번 이식 후 이식 수술을 받은 곳에 고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비접촉 결제 방식을 사용하기 위한 마이크로 칩 이식에 대한 대중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해 미국 IT 서비스 기업 마케타(Marqeta)와 영국 컨설팅 기업 컨설트 하이페리온(Consult Hyperion)이 유럽연합 시민과 영국인을 대상으로 간편 결제를 위한 칩 이식 수술 의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4,000명 중 51%가 칩 이식 수술을 고려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모두가 칩 이식 기반 결제 방식을 완벽히 신뢰하는 것은 아니다. 칩 이식 수술을 부정적으로 본 응답자 대부분 개인 정보 침해와 보안을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2019년, 손바닥에 마이크로 칩을 이식한 뒤 간편 결제 서비스를 사용하는 네덜란드 보안 전문가 패트릭 파우멘(Patrick Paumen)은 실제 손바닥 스캔 결제 후 개인 정보 유출과 보안 문제를 단 한 차례도 겪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결제용 칩은 대중이 잠긴 전자 열쇠와 대중교통 카드, 비접촉 결제 기능을 지원하는 은행 카드 등 일상에 보편화된 기술로 구성됐다”라며, “마이크로 칩에 탑재된 소형 안테나의 거리 인식 범위가 제한됐다. 따라서 결제 수단 인식 기기와 마이크로 칩을 이식한 손의 마그네틱이 만날 때만 정보를 인식하고 결제한다”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비접촉 결제용 신체 이식용 칩의 보안 문제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 특히, 추후 기술이 더 발전하면서 마이크로 칩 전체에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마이크로 칩의 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해도 자칫하면 개인의 위치를 추적하는 데 악용하게 될 수도 있다.
이에, 금융 기술 및 핀테크 전문가이자 『장점을 넘어서: 기술이 혁신을 주도한 기업을 이끄는 법(Beyond Good: How Technology Is Leading A Business Driven Revolution)』의 저자인 테오도라 라우(Theodora Lau)는 비접촉 결제용 “마이크로 칩이 사물인터넷(IoT)의 확장 개념이라고 언급하며, 다른 방식으로 데이터 교류 및 연결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중이 결제의 편리함을 위해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포기할지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월렛모가 지난해 이식 수술이 가능한 마이크로 칩 판매를 개시하기 전, 아마존이 손바닥 스캔 결제 인증 기술인 ‘아마존 원(Amazon One)’을 공개했다. 아마존 원은 마이크로 칩을 이식하지 않고 개인의 손바닥 이미지를 인식한 뒤 클라우드로 전송하여 전자 서명과 결제를 완료한다. 그러나 아마존 원도 마이크로 칩 이식 후의 결제 방식과 마찬가지로 프라이버시 침해와 데이터 유출 문제로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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