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의 스마트폰 칩 재고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홍콩 영문 일간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시장 조사 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를 인용, 화웨이의 스마트폰용 자체 설계 반도체 칩 재고가 소진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수출 규제에 따른 중국 기업의 신규 첨단 반도체 접근 경로가 막힌 탓이다.
화웨이는 2020년 8월, 미국 정부의 무역 규제 강화 이후 반도체 자체 생산과 미국 기술로 개발한 칩 재고 확보 과정에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화웨이가 개인적으로 소유한 민간 칩 설계 부서 하이실리콘(HiSilicon)은 그에 앞선 2019년, 미국의 수출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하이실리콘은 미국의 규제 이후에도 생존할 충분한 전략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통(Haitong), 카날리스(Canalys) 등 복수 시장 조사 기관은 당시 하이실리콘이 1년간 칩 생산에 활용할 수 있는 미국산 주요 부품 재고를 확보한 사실을 관측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최신 글로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 동향 보고서를 발표하며, “자체 연구와 여러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하이실리콘 칩셋 재고가 소진됐다”라고 전했다. 또, 화웨이가 미국의 규제 강화 때문에 TSMC, 삼성 등을 통해 집적회로를 확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이실리콘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0%를 기록할 가능성과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부의 위기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일이었다. 지난 4월, 시장 분석 기관 가트너(Gartner)는 하이실리콘이 전 세계 상위 25개 반도체 공급사 순위에서도 제외됐다고 발표했다. 기린(Kirin) 칩 공급량이 제한돼,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부에도 타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9월, 화웨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메이트 50 시리즈를 출시했으나 미국의 제재 때문에 5G 연결을 지원하지 못하게 되었다.
한편, 화웨이는 최근 중국 경쟁사인 오포(Oppo)에 5G 특허 기술 사용 허가 권한을 부여했다. 양사의 구체적인 협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부 매출 위기 극복 전략의 일환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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