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파이 랩드(Spotify Wrapped)는 연말마다 연간 사용자의 음원 청취 습관 분석 결과를 공개한다. 보통 전 세계 인기 스트리밍 음원과 아티스트 순위는 물론이고, 사용자가 1년간 가장 즐겨 들었던 아티스트 음원과 연간 음원 재생 시간, 주요 사용 시간, 청취 습관 등 개인 정보를 소셜 미디어와 같은 요소로 제공한다.
스포티파이 랩드가 제공하는 정보는 사용자에게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대다수 디지털 광고 플랫폼, 인터넷 기업 등과는 달리 스포티파이 랩드가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행위와 이를 기반으로 제공하는 정보가 불쾌하거나 소름 끼친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많은 사용자가 스포티파이 랩드의 데이터를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월스트리트 저널 공식 팟캐스트 채널 테크 뉴스 브리핑의 진행자 조이 토마스(Zoe Thomas) 기자과 니콜 응우옌(Nicole Nguyen) 테크 칼럼니스트와 함께 스포티파이 랩드의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주제로 이야기했다.
응우옌 기자는 스포티파이 랩드가 영리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스포티파이 랩드는 1년간 개인의 스포티파이 사용 습관을 수집하여 종합 분석한 결과를 흥미로운 시각적 요소로 보여준다. 또, 사용자의 스포티파이 접속 후 행동이나 습관을 파악할 데이터를 다량으로 수집한 뒤 사용자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한 개인의 특징을 흥미로운 정보로 제공한다. 응우옌 기자는 이를 개인 정보 수집에 대한 불편함을 유발하지 않는 이유라고 제시했다.
스포티파이가 사용자의 동의 없이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아니다. 스포티파이 가입 시 사용자의 청취 데이터 수집 동의를 구한다. 무엇보다도 사용자가 스포티파이 랩드로 개인 정보를 보여주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다. 또한, 프라이빗 청취 세션을 실행하여 개인의 일일 혹은 주간 재생 음원을 기준으로 개인 맞춤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지 않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응우옌 기자는 스포티파이 랩드와 넷플릭스의 데이터 수집 관행을 비교했다. 넷플릭스는 알고리즘으로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추천한다. 넷플릭스 내부에서도 스포티파이 랩드와 같은 방식으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구할 수 있으나 수집한 데이터 종류와 활용 방식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
반면, 스포티파이 랩드는 데이터 수집 결과를 사용자 개인이 확인할 수 있도록 흥미로운 형태로 보여준다. 보통 기업이 일방적으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과 달리 수집한 데이터 일부를 사용자에게 직접 돌려준다. 다른 기업과 달리 스포티파이 랩드의 데이터 수집 행위에 사용자의 불만이 적은 이유이다.
한편, 애플 뮤직과 유튜브 뮤직도 스포티파이처럼 사용자의 스트리밍 사용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결과를 보여준다. 그러나 스포티파이 랩드처럼 개인 종합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차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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